이명박 “원만하게 처리”… 당 수습 가닥

  • 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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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일 4·25 재·보궐선거 참패로 불거진 한나라당 지도부 총사퇴 논란에 대한 수습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 전 시장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를 위한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이재오 최고위원의 불(不) 사퇴 △당 개혁을 위한 추가 쇄신안 요구 등 수습방안을 밝힐 예정이라고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이 1일 밝혔다.

이 전 시장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민심을 더 많이 반영하는 경선 룰, 대선주자 간 상호비방 금지 등을 담은 추가 쇄신안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이날 이 최고위원을 만난 직후 “이미 사퇴한 최고위원들의 생각과 남아 있는 최고위원들의 생각 등을 고려해 이번 일이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깊은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이 12월 본선에서 승리하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주호영 비서실장이 전했다.

그는 이 최고위원과의 의견 불일치 지적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이 최고위원과 두 차례 만나 최고위원직 사퇴를 만류했고,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의 뜻에 따라 사퇴 의사를 접고 최고위원으로 잔류해 당의 쇄신을 적극 요구하기로 했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은 “이 전 시장은 당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칫 분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인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이 추가 쇄신안을 요구하면서 지도부에 잔류할 경우 강재섭 대표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 와해 위기로 치닫던 당의 혼란은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김형오 원내대표는 “당분간 태도 표명을 유보하겠다”고 말했지만 잔류가 유력하다. 정형근 최고위원도 사퇴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 상임고문단은 이날 강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당 수습을 위해 강 대표 체제에 힘을 보태고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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