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美의원 설문]랭걸 ‘입’은 민주당론… 비준 일단 청신호

  • 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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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랭걸(사진) 미국 하원 세입위원장의 ‘입’을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에 대한 미국 의회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 돌고 있는 말이다. 세입위 산하 무역소위가 FTA를 심의하는 데다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그에게 한미 FTA 당론을 정하도록 위임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3일에는 “최종 합의문을 보지 못했다.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런데 4월 6일 자서전 사인회에서는 “의회는 협상권한을 대통령에게 줬고, 의회는 합의 내용을 수정할 수도,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미 FTA는 미국 대통령의 무역촉진권한(TPA)이 살아 있는 동안에 타결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미 의회는 수정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다수당인 미 의회는 콜롬비아와 페루 등과의 FTA에 대해 “노동조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준을 미뤄 오고 있다.

그런데 랭걸 위원장은 지난달 23일에는 김태호 경남지사를 만나 “미 의회가 한미 FTA 합의안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그가 이처럼 수정 요구 의사를 철회한 것은 적어도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 FTA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아 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 FTA의 의회 비준동의에 청신호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이날도 “미국으로선 쇠고기와 자동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명히 밝혔다.

랭걸 위원장의 측근은 “6·25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한 랭걸 위원장은 한미 FTA가 미국과 한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 반대하는 동료 의원이 여전히 많고, 노조들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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