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 “4년 기다려준 팬들과의 재회 설레요”

  • 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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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솔로 2집을 발표한 남성 듀오 ‘유 앤드 미 블루’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승열. 사진 제공 플럭서스
4년 만에 솔로 2집을 발표한 남성 듀오 ‘유 앤드 미 블루’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승열. 사진 제공 플럭서스
두 번째 솔로앨범 ‘인 익스체인지’ 낸 이승열

《4년 만의 컴백. 그는 뭔가 불안한 듯 인터뷰 내내 흰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다. “오랜만의 인터뷰라 잘해 보려고 메모하는…”이라며 얼버무리는 말에 왠지 웃음이 나온다. “어느덧 사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요즘은 아버지처럼 철이 들었으면 하고…. 그간 미뤘던 책임감 같은 걸 느껴요. 스무 살 때만 해도 벌거벗고 세상에 나서도 두려울 것 없었는데….” 1990년대 남성 듀오 ‘유 앤드 미 블루(U & Me Blue)’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승열(37)도 어느덧 데뷔 13년 된 중견 가수가 됐다.》

지금은 영화음악 감독이 된 방준석과 함께 듀오를 결성했던 그는 감성적 모던 록으로 대중과 소통하려 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음악’ 외의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지만 그에 대한 재평가는 늘 새롭다. ‘1990년대를 빛낸 명반 50선’ 등 국내 명반 코너에 ‘유 앤드 미 블루’의 음반은 ‘고정 메뉴’다.

“몇 년째 ‘내 음악을 왜 이렇게 과소평가하는 거야’ 식의 우울함을 극복하는 중이랄까요? 갈수록 음악 자체로 인정받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고…. 그래서 정신적으로 자포자기할까 봐 두렵기도 해요. 지금은 이 바닥에서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의 ‘생존 경쟁’ 증표는 3일 나오는 솔로 2집이다. 2005년에 이미 “올해 가장 기대되는 앨범”으로 보도되기도 했으니 2년이나 늦게 나온 셈. “그때 기사들은 모두 오보가 되는 건가요?”라며 멋쩍어했다. 그러나 그 게으름의 본질은 ‘작가주의’ 정신이었다.

“가뭄에 단비처럼 세상을 촉촉이 적시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것은 내 개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중요한 것은 내 음악을 둘러싼 것들과의 ‘소통’인데 그것들을 다 직접 통제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답니다.”

‘소통’에 대한 바람은 앨범 제목 ‘인 익스체인지’에 담겨 있다. 팬들의 관심에 대해 그가 내놓은 것은 바로 자신의 음악. 또 2003년 1집 이후 4년을 기다린 골수팬들에게 2집을 선물하고 싶다는 뜻도 담았다.

2집의 음악은 한결 푸근해졌으나 이주 노동자의 힘겨운 삶을 담은 타이틀곡 ‘기억할게’나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은 ‘가면’ 등 메시지는 날카롭다. ‘U2’의 보컬 보노와 음색이 비슷하다는 평가 때문인지 그의 메시지도 ‘반전’을 외치는 보노와 맞닿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수줍고 창피하다”며 얼굴을 붉힐 뿐이다.

전주 10초로 음악이 평가받는 디지털 음악시대에 그는 “나는 여전히 앨범에 애착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유 앤드 미 블루’의 원칙이기도 했다. 자연스레 재결합 이야기가 나왔다.

“어제 (방)준석이를 만나 차 안에서 제 앨범 들려줬는데…. 우리는 여전히 음악으로 소통해요. 비록 우리 음악이 사람들을 한 번에 사로잡진 않지만 들을수록 새로운 향기가 피어난다고나 할까요? 빨리 세 번째 ‘유 앤드 미 블루’ 앨범을 듣고 싶네요.”

인터뷰 말미, ‘연예인’이라 하기엔 2% 부족한, 이 ‘서민형’ 가수는 데뷔 13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길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기 얼굴을 알아본 사람은 음반 매장 직원이 유일했다는 것. 그것도 멤버십 카드를 만들 때 이름난에 그가 ‘이승열’이라는 글자를 적고 나니 알아봤다는 것이다. 연예인으로서 자존심도 상했겠지만 그는 껄껄 웃을 뿐이다.

“초반에도 말씀드렸죠. 현재 저의 꿈은 ‘아버지’ 같은 포용력을 기르는 것.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요. 실제로 아버지가 되면 더 좋겠죠?”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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