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 새 앙탕트<동맹협약>막 올랐다”

  • 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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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새로운 앙탕트(동맹협약) 출범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100년 전 유럽의 ‘트리플 앙탕트(3국협약)’와 같은….”

일본의 보수우파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사진) 오카자키연구소장이 지난달 30일 영자지 저팬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념적 스승으로 알려진 외교관 출신 우익 논객이다.

제1차 세계대전 전인 1907년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3국 간에 맺어진 ‘트리플 앙탕트’는 당시 유럽의 신흥강국으로 급부상한 독일에 맞서 세력균형을 이루기 위한 대(對)독일 동맹 체제였다. 그렇다면 100년 뒤의 앙탕트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오카자키 소장이 얘기하는 새로운 앙탕트는 경제대국, 나아가 군사강국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동맹 체제를 의미한다. 즉 미국과 인도의 핵 협력, 일본과 호주의 상호 안보협력 선언으로 대중국 앙탕트가 올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정책 선언 이래 급성장했고 1997년 대만해협 위기 이후 중국의 군사력도 두 자릿수 군비 증강을 통해 급격히 신장됐다”며 “오늘날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전 세계의 일상 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909년 독일의 대형전함 건조 계획이 공개된 뒤에야 영국이 해군력 추월에 대한 공포에 빠졌던 역사를 상기시키며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위협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아가 그는 일본과 러시아 간 관계 회복을 통해 대중국 앙탕트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 역시 북방 4도(쿠릴 열도), 나아가 사할린에 대한 일본의 법적, 역사적 영유권을 믿지만 국익을 위해선 전략적 사고를 우위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오카자키 소장의 주장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세력균형론을 내세워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세력균형을 깨려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주변국들이 전략적 연합전선을 펴야 한다는 것. 이런 대중국 앙탕트의 중심엔 ‘정상국가 일본’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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