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사회영역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코멘트
글 싣는 순서(사회)
번호주제
1개항(1876) 어떻게 볼 것인가?
2지역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3우리 곁의 민주주의
4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
5사회 속의 개인
6의무냐, 목적이냐?
7법은 도덕의 최소한인가?
8붕당의 현대적 의미
9지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10정치 속의 여성
11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인가?
12개고기가 나쁜 음식인가?
13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
14역사란 무엇인가?
15지형의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
16국제사회를 바라보는 눈
17자본주의의 변신-시장이냐 정부냐?
18TV 속에 비친 우리 사회
19국가란 무엇인가?
20주전론과 주화론
21가라앉는 섬, 누구의 책임인가?
22정치문화와 한국
23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24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
《‘교과서에 나오는 심화학습 문제에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책이 숨어 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과 논술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교과서를 통해 논술의 기초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논술 준비 강의로 새 연재를 진행한다. 한 주는 사회와 과학, 한 주는 언어와 수리를 싣는다.》

“내가 사는 곳이 세계중심” 옴파로스증후군

왜곡된 옛 지도에 담긴 세계관을 논하라

■ 주제: 지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유진이는 초등학교 때 여러 번 길을 잃은 경험이 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학교와 집, 그 외의 장소에 대해서는 까막눈이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길치라는 별명을 붙여 주곤 했다. 어엿한 성인이 된 요즘도 새로운 지역을 찾아간다는 것은 항상 두렵고 힘든 여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차량과 휴대전화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의 등장이었다. 이제 두꺼운 지도책을 들춰 볼 필요도 없어졌고 새로운 지역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항상 예쁜 목소리로 친절하게 목적지를 알려주기까지 한다. 과연 앞으로는 어떤 형태의 지도가 등장할까?

본 주제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지도의 특성에 대해서 살펴보고, 지도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지도 왜곡의 문제점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 〈쟁점 1〉지도, 그리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들이 자기의 고향에 대해서 특별한 느낌을 갖는 것과 같이, 자기가 잘 아는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느낌은 더 넓은 지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곳에 대한 느낌 정도의 차이는 생활 경험, 연령, 개인 특성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각자는 이와 같은 장소에 대한 주관적 생각을 기초로 살 집의 위치, 물건을 살 가게와 공장을 세울 장소를 결정한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지학사)

(가)는 멕시코 학생이 그린 세계 지도이며, (나)는 우리나라 학생이 그린 세계 지도이다. 이와 같이 지도는 그리는 사람의 주변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인식하는 차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데 이를 심상 지도(mental map)라고 한다. 지리부도를 펼쳐보라. 현대의 수많은 지도들도 그린 나라에 따라 지도의 중심에 표현되는 지역이 달라진다.

■ 〈쟁점 2〉지도는 왜 왜곡될까?

지도는 지표면의 전체 혹은 일부를 평면상에 축소해서 나타낸 것으로, 사진으로는 볼 수 없는 지역 간 경계나 인구 밀도 등도 나타낼 수 있다. 지도가 완벽하려면 거리와 면적의 비가 항상 일정하고 형태와 방위가 실제와 같아야 한다. 그러나 둥근 지구 표면을 평면의 지도상에 옮겨야 하기 때문에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지도의 작성은 불가능하며, 그중 한두 가지 정도를 충족시키는 각종 도법이 고안되어 있다. 따라서 지도를 사용할 때에는 사용 목적에 맞는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가), (나) 지도에 표시된 원들의 실제 면적은 같지만 어떤 도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표현되는 모습이 달라진다. 정각 도법은 지도상에서 두 지점 간의 각도가 실제와 같도록 만든 도법이다. 지도의 주변부에서는 축척이 크게 확대되는 것이 단점이나, 국가나 대륙의 형태를 바르게 나타낼 필요성이 있을 때 사용된다.

대표적인 정각 도법으로는 메르카토르도법이 있다. 정적 도법은 지도상에서의 면적의 비가 실제와 같도록 조정된 도법이다. 지도의 주변부로 갈수록 각도의 왜곡, 즉 형태가 심하게 일그러져 나타난다. 형태의 왜곡이 심하지 않은 중심부는 국가 및 대륙의 일반도 제작에 이용되며, 특히 각종 현상의 세계적인 분포도를 작성할 때 많이 사용되는 도법이다.

정적 도법의 대표적인 도법으로는 시뉴소이드도법, 몰바이데도법, 구드도법 등이 있다. (고등학교 ‘세계지리’ 교과서, 천재교육)

■ 논제

(나) 유능한 정치가는 지도를 조작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흔히 정치적 설득력을 얻기 위해 지도를 이용해 편리하게 표현한다. 그들은 도움이 되는 사상들은 강조하고, 모순 되는 정보는 억제하고, 자극적이고 극적인 기호를 선택함으로써 지도에서 메시지를 형성한다. 흥미 있는 지도는 권위를 암시할 뿐만 아니라 눈길도 끈다. 평범한 시민들은 사실을 편향하거나 간혹 기만적으로 선택된 지도를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1. (가)는 조선시대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중세에 제작된 TO지도이다. 각 지도에 담겨 있는 세계관을 논하시오.

2. 학생 자신이 (가)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만든 당시의 정치가라고 가정하고, (나)를 참고하여 그 배경을 서술해 보시오.

■ 출제의도

지도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지도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제작 당시 사람들의 공간 인식의 범위와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지도는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왜곡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지도가 제작되기도 하지만 제작자의 의도가 드러나기도 한다.

논제1에서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TO지도에서 볼 수 있는 지도의 특징을 통해 제작 당시의 세계관을 서술하면 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지도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놓여 있고, 많은 지명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중국에 관한 정보가 풍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도에는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그려져 있어 당시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이 이곳까지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아메리카 대륙을 그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도가 제작된 시기는 1402년으로 신대륙이 발견(1492년)되기 전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중세의 TO지도는 지도의 위쪽이 동쪽으로 그려져 있고, 세계의 중심은 예루살렘으로 보았다. 세계는 크게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3개 대륙만으로 인식했으며 아시아 대륙 끝에 기독교인들의 이상향(Paradise)인 에덴동산이 있다고 여겼다.

이와 같이 옛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이 세계의 중심이며,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자기중심성’을 옴파로스(omphalos: 그리스어로 배꼽을 뜻함) 증후군이라 한다.

논제2는 지도 제작자에 의해서 지도가 왜곡될 수 있는 사실을 혼일강리역대국도 지도를 통해서 서술하면 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이는 당시의 세계관이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이를 우리 조상들도 부인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크기를 중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보라. 지도가 제작될 당시(1402년)는 조선의 건국(1392년)과 함께 조선의 주체의식을 만방에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참고하여 당시 지도 제작의 정치적 의도를 기술하면 어떨까?

최유진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