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사퇴 안한다” vs 소장파, 총사퇴 요구…내홍 격화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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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였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30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대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같은 날 4·25 재·보선 참패로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사퇴를 거부하고 당 쇄신안을 발표했으나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동요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5월 대선정국의 유동성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4·25 재·보궐 선거 참패 후 내홍에 빠진 한나라당의 강재섭(사진) 대표가 30일 당의 부패 척결과 외연 확대, 당 중심 경선 등을 골자로 하는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이날 사퇴하고 홍준표 전여옥 의원과 일부 소장파 의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물러나면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것이고 자칫 당이 깨질 수도 있다”며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경선이 끝나면 대선 후보와 협의해 대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좀 더 지켜보자”고 했으나 캠프 내부에서는 “쇄신안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강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책임 있는 결정을 했다. 한나라당이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큰 지도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며 지지를 표시했다.

한편 강 대표의 쇄신안을 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던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히려다가 이 전 시장 캠프 내 원로들의 반대로 유보했다. 이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을 놓고 당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어떻게 하는 게 당을 살리는 길인지 고민 중이다. 전당대회 개최나 비대위는 무턱대고 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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