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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대표 당 쇄신안, 李 “그 정도론…” 朴 “그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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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대표 당 쇄신안, 李 “그 정도론…” 朴 “그 정도면…”

입력 2007-05-01 03:01수정 2009-09-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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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의 계산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이 30일 자신의 경선 캠프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일본 자민당 외교안보비전연구회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머리를 만지며 잠시 고민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연합뉴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30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한 뒤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강재섭 대표가 30일 4·25 재·보궐 선거 참패를 둘러싼 당 지도부 총사퇴 논란 속에 해법으로 내놓은 당 쇄신안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미흡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박 전 대표 측은 “책임 있는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당 쇄신안 평가처럼 두 진영은 강 대표 거취, 향후 지도체제, 경선 룰 등 여러 당내 이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사퇴하고, 강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과 강 대표의 사퇴를 종용하는 세력이 맞부딪치면서 한나라당은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당내에서는 “최악의 경우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명박의 고민과 이재오의 사퇴 압박

이 전 시장 캠프는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려 진통을 겪고 있다.

캠프 내 실무진과 소장그룹은 강 대표가 내놓은 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를 포함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젊은 의원들과 회의를 거듭한 끝에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캠프 내 원로들이 ‘이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에 남아 이 캠프를 대변해야 한다’는 논리로 만류해 사퇴는 잠정 유보됐다. 이 최고위원의 사퇴로 당이 혼란에 빠질 경우 이 전 시장 측이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등산을 한 뒤 오후 6시경 이 전 시장 캠프 고문단 회의에 참석한 뒤 귀가하지 않고 경기도 모처에서 묵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일 이 전 시장을 만나 사퇴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과 가까운 진수희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고려할 게 많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시장도 고민하고 있다. 한 측근은 “이 전 시장은 소장파와 원로들 의견 중간에 있는 것 같다”며 “이 전 시장의 결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쇄신안 보완을 요구해 한 번 더 지켜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이 사퇴를 강행하면 한나라당 집단지도체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이 이미 사퇴했고 정형근 최고위원도 “이 최고위원과 행동을 같이하겠다”는 태도여서 이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강 대표만 남게 된다.

이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강 대표를 재신임하는 모양이 돼 표면상으로는 사태가 수습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미봉책으로 강 대표와 이 최고위원 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치전선 형성

당내 곳곳에 대치전선이 형성되면서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진영의 갈등은 물론 강 대표 거취와 당 쇄신안에 대한 찬반 진영의 분화도 나타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어렵게 만든 것을 해보지도 않고 트집 잡으면 안 된다. 문제는 실천”이라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 측은 “강 대표가 책임 있는 결정을 했다. 큰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며 사태 수습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시장 측과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 측이 강 대표의 쇄신안을 수용한 것은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이 전 시장 측이 강하게 요구한 ‘경선 룰’에 대해 강 대표가 거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전 대표를 업고 대표 최고위원에 당선된 강 대표의 대표직 유지가 박 전 대표에게는 나쁠 게 없다.

강 대표 거취 등에 대한 찬반을 놓고 세력 간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쇄신안은 혁신책이 아니라 ‘보신책’에 불과하다”며 강 대표의 즉각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최고위원을 사퇴한 전여옥 의원은 “물러날 때를 알고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 강재섭은 설 땅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경필 의원은 “쇄신안에는 강 대표의 자기희생이 전혀 없다. 이런 상태로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했고, 박진 의원은 “강 대표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강두 중앙위원회 의장은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강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의원들을 겨냥했다.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내용은 이 정도면 좋고 문제는 실천”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대표 체제 유지 vs 강 대표 사퇴

한나라당 내홍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방향은 강 대표 체제 유지, 강 대표 사퇴, 당 해체 등 크게 세 가지 정도다.

강 대표 체제를 유지하려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사실상 한나라당을 양분하고 있는 두 주자의 이해관계가 일치돼 강 대표 체제 유지에 동의할 경우 가능하다. 강 대표가 두 주자를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들이 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 최고위원과 전 의원이 사퇴를 종용하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전 시장 측까지 가세한다면 강 대표가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대표가 물러나면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임시 지도체제로 전환되면서 대선을 앞둔 경선 일정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의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서로 전면전을 할 경우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이나 박 전 대표 모두 당 분열 시 집권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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