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속도로 - 공단 짓는 일, 당이 무슨 권한으로 나서나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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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 의원
김혁규 의원
열린우리 방북단, 2일 논의할 경제교류 의제 발표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소속 남북경제교류협력추진단(단장 김혁규)은 2일 평양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과 개성∼서울 간 남북 대운하 건설을 비롯한 경제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방북단이 밝힌 주요 의제는 △임진강·한강 하구 공동평화구역 조성 및 골재 채취사업 △해주대교 및 평양∼해주 고속도로 건설 △제2개성공단과 해주 중공업단지 조성 △북측 축구 배구선수의 우리나라 프로 리그 참여 등이다.

그러나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정부나 집권 여당도 아닌 열린우리당 소속 위원회가 추진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와 실현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방북단이 발표한 주요 의제는 김혁규 의원이 올해 초부터 밝혀온 ‘환황해권 경제발전전략’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해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북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번 방북엔 김혁규 김종률 김태년 이광재 이화영 의원과 남경우 농협중앙회 축산 대표이사 외에 김원창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 기업인 5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2일부터 3박 4일간 평양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회장, 최승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방북단은 자신들이 당 동북아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혔지만 김종률, 이광재 의원은 이 위원회 소속이 아니다. 실제 방북단은 모두 김혁규 의원과 가까운 친노(親盧)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김종률 의원은 “정부가 가지고 있는 채널로는 풀지 못하는 정치적 의제를 당이 담당하려는 것”이라며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의제에 대해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에 공감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방북 절차나 논의 의제에 대한 자문에는 응했지만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하거나 공감대를 이룬 사업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실제로 평양∼개성 고속도로 개보수, 평양∼해주 고속도로 건설 등의 경우 최소 1조 원의 비용이 드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부 차원에서 검토를 한 뒤 시기상조라고 결론을 내린 사업이다.

또 남북 대운하 건설 문제는 현재까지 정부 차원에서 단 한 차례의 타당성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한강하구에서 모래를 조금씩 채취하는 것도 북한 군부의 동의를 얻지 못해 원활하지 않은데 운하 건설을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3월 평양 방문 후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 적십자 회담에서 일정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측은 지난달 적십자 회담에서 국군포로나 납북자라는 용어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비협조적이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열린우리당 방북단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

△임진강 한강 하구 공동평화구역 조성

△공동 준설 및 모래 채취 공동사업

△서울∼개성 남북 대운하 건설

△평양∼개성 고속도로 개보수 및 포장사업

△경공업 중심 제2개성공단과 해주 중공업단 지 조성

△강화∼해주 대교, 평양∼해주 고속도로 건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동위원회 구성

△북한 축구선수들 남측 K리그에서 단일 프로 팀 구성

△북한 배구선수 남측 프로배구 리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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