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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던 까르푸, 이랜드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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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던 까르푸, 이랜드에 팔렸다

입력 2006-04-29 03:05수정 2009-09-3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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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오상흔 사장(오른쪽)과 필리프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이 28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인수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프랑스계 할인점 한국까르푸가 이랜드그룹에 넘어간다.

이랜드그룹은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까르푸를 1조7500억 원(약 15억 유로)에 인수하기로 까르푸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유로화로 지불하되 이랜드 계열사인 뉴코아와 이랜드월드가 각각 2000억 원과 1000억 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1조4500억 원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컨소시엄, 한국금융개발, 화인캐피탈이 등이 조달키로 했다.

까르푸 인수로 이랜드는 ‘백화점(NC백화점)-아웃렛(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할인점(킴스클럽)-슈퍼마켓(킴스마트)’으로 이어지는 유통라인업을 구축하면서 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이랜드

까르푸 인수전은 초기부터 마지막 사업자 선정 발표 직전까지도 롯데그룹이 유력했다.

인수전 초기부터 인수 금액으로 1조9000억 원을 제시하면서 1조5000억∼1조7500억 원을 제시한 이랜드 신세계 삼성테스코 등을 압도한 것.

하지만 롯데는 21일부터 실사(實査)를 시작하면서 예상보다 까르푸가 부실하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인수금액을 1조7000억 원으로 깎았다.

그러자 롯데보다 500억 원이 많은 1조7500억 원을 써낸 이랜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떠올랐다.

이랜드는 까르푸가 요구하는 △노조원을 포함한 임직원 고용 승계 및 직급 인정 △임차 매장 및 납품업체와 맺은 계약 모두 인정 △노조 활동 보장 등의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제시함으로써 인수업체로 전격 선정됐다.

이랜드는 조만간 까르푸 실사를 거쳐 늦어도 6월 중에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이랜드, 패션·유통 양 날개 달다

까르푸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이랜드는 기업 인수합병(M&A)의 귀재라는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이랜드는 1980년 박성수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앞에 잉글랜드라는 옷가게를 세우며 출발한 패션전문기업.

중저가 의류브랜드 판매로 사세(社勢)를 키운 뒤 1994년 ‘2001아울렛’을 개장하며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특히 2002년 이후 뉴코아, 해태유통, 올림푸스백화점, 신세화백화점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유통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키워 나갔다.

이랜드는 까르푸 점포를 패션 전문할인점 ‘뉴코아아울렛’과 식품할인전문점 ‘킴스클럽’을 혼합한 형태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하고, 상호도 까르푸 대신 새로운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이랜드는 “까르푸를 인수함으로써 유통 점포가 88개에 이르게 됐다”며 “패션과 유통을 성장 축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세청, 까르푸 세무 조사할 듯

이번 매각으로 까르푸는 수천억 원의 투자이익을 올릴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했다.

부채를 뺀 까르푸의 자산은 1조751억 원. 여기에 최근 환율이 달러당 940원대로 떨어져 환차익까지 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까르푸는 이에 대해 “그동안 한국에 투자한 돈이 1조5000억 원”이라며 “투자이익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세청은 필리프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과 프랑스 임원들의 소재지를 파악하는 등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또 한국까르푸가 납품업체로부터 공짜 납품을 받아 탈세한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세무조사가 실시될 전망이다.

○ 신세계 웃고, 롯데 운다

까르푸가 이랜드에 넘어감에 따라 할인점 시장에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됐던 ‘까르푸발 (發) 태풍’은 찻잔 속의 소용돌이로 끝나게 됐다.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나 업계 3위인 롯데가 인수하면 신세계 이마트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랜드는 킴스클럽이라는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형 슈퍼마켓 수준이고, 까르푸 인수가 할인점 부문에 신규로 진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신세계 관계자들은 “우리가 인수한 것만큼이나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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