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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名건축]<3>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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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名건축]<3>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입력 2006-04-06 03:00수정 2009-10-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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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밀알학교’는 장애아동들이 자연스럽게 만남을 경험하고 함께 즐기도록 교실과 각 층 등 모든 공간을 시원하게 열어 놓았다. 반투명 지붕과 유리벽에서 햇빛이 비쳐 실내가 밝고 생동감 있다. 홍진환 기자

《서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 숲에 엉뚱하게 생긴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네모반듯한 보통의 건물과 달리 지붕을 얹은 유리 건물이 ‘장난감 집’ 같다. 밖에서도 건물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곳은 자폐 정신지체 등 발달장애아를 위한 ‘밀알학교’다. 1998년 대한민국 건축가상을 수상한 이 건물은 매일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200여 명의 장애아동으로 북적인다. 》

밀알학교는 학습공간으로 쓰이는 본관과 체육관, 음악당 등이 있는 별관 두 동으로 이뤄져 있다.

5일 오후 고무 패드가 깔린 운동장에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활보하던 아이들이 건물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이 건물은 문턱이 없다.

밀알학교 본관은 교실과 특수실 등을 ‘ㄷ’ 자 모양으로 건물 벽면을 따라서만 배치했다.

가운데 부분은 천장까지 비워 뒀다. 반투명 재질 지붕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는 그 공간에서 아이들이 뛰논다.

각 층에는 난간이 달려 있어 어느 층, 어느 위치에서건 실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4층에서 1층의 친구를 부를 수 있고 창문을 통하지 않아도 전면 유리로 바깥 풍경이 내다보인다.

교실과 복도의 경계도 없다. 모든 벽면이 유리로 돼 있어서다. 복도를 지나다 유리벽 안의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밀알학교를 설계한 유걸(건축조경전문대학원) 경희대 교수는 “다양한 만남을 보여 주고 경험하게 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빈 공간이 많아도 건물은 리듬이 있다. 계단, 경사로, 난간 등이 단조롭지 않게 놓여서다.

벽면 한쪽을 경사로가 지그재그 형태로 채우고 있다. 4층까지 이어진 길은 뛰어다녀도 위험하지 않게 길고 나지막하다. 계단도 좌우로 엇나가며 올라간다. 계단을 받치는 기둥도 바닥과 수직으로 서 있지 않고 비스듬히 누워 있다.

밀알학교 오화중 행정실장은 “삐뚤삐뚤하지만 생동감 있게 상승하는 것이 더디지만 자라나는 이 학교 아이들을 닮았다”고 말했다.

밀알학교는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하지만 처음 이곳에 장애인학교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다.

2002년 밀알학교는 주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트센터인 별관을 지었다. 벽을 도자기 타일로 처리해 소리를 오래 머금는 음악당, 파스텔톤 대형 걸개그림으로 장식한 체육관, 거리가 내다보이는 카페 등을 마련했다.

이제 주민들은 밀알학교를 지역 문화공간으로 생각한다. 이 건물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진다. 02-3412-1133∼5, www.miral.sc.kr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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