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모자 '같은 대학 같은과' 입학 눈길

  • 입력 2006년 2월 28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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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어머니와 아들이 나란히 고국의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입학했다.

부산 영산대는 2006학년도 입시에서 재외국민전형을 통해 재일동포 허인자(許仁子·49) 씨와 아들 강성훈(姜聖薰·21) 씨가 호텔관광계열 외식경영학과에 각각 1학년과 3학년으로 입학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모자는 재일동포 3세와 4세로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집안 대대로 한국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켜 모국어가 유창한 편이다.

허 씨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한국음식 솜씨를 바탕으로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토오가라시(唐辛子·고추라는 의미)'라는 한식당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음식을 제대로 배우고 외식업체 경영자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고국을 찾았다.

"흉내만 내는 맛이 아니라 진정한 '한국의 맛'을 일본 전역에 알리고 싶어 진학을 결심했다"는 그는 "30년 이상 나이가 차이 나는 젊은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아들 강 씨는 일본의 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하다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왔다.

어머니를 통해 어깨너머로 한정식 요리를 배우던 강 씨는 지난해 가업을 이어받아 한국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외식사업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한국행을 결심했다.

강 씨는 "한국요리를 근간으로 한 퓨전음식을 개발해 일본은 물론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겠다"며 "음식을 시작으로 한국문화를 배워 한일간 문화교류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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