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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영화, 생각의 보물창고]말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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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영화, 생각의 보물창고]말아톤

입력 2006-02-28 03:08수정 2009-10-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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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에서 작가와 감독이 여러분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뭘까요. 자폐아인 초원이와 주변 인물들이 마라톤을 통해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입니다.

《영화에는 이야기가 있어요. 인간의 삶과 역사와 철학이 이야기라는 형태로 녹아 있어요. 그래서 영화를 사람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합니다. 재미난 영화 한편을 콕 찍어 살펴보고 이해해 봅시다. 때론 180도 뒤집어 엉뚱한 생각도 해봅시다. 영화를 통해 생각의 힘을 키워 봅시다. 첫 번째는 영화 ‘말아톤’이에요.》

<1> 스토리 라인

‘말아톤’은 ‘초원’이라는 자폐아의 이야기예요. 초원이(조승우)가 유일하게 잘 하는 건 마라톤이에요. 초원이가 ‘서브 스리’(3시간 안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를 달성하는 게 소원인 엄마(김미숙)는 전직 마라토너 정욱(이기영)에게 코치자리를 떠맡기다시피 해요. 초원이를 성의 없이 대하던 코치는 점차 초원이를 이해하게 되고, 초원이 역시 코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요. 초원이는 마라톤에 참가하고 꿈꾸던 ‘서브 스리’를 이뤄내죠.

<2> 주제 및 키워드

자폐증(自閉症)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지 않던 초원이는 어느 날 운동장을 죽기 살기로 뛰다가 코치의 손을 잡아 자신의 터질 듯한 심장 위로 가져가죠. 코치의 손바닥에 느껴지는 ‘콩닥콩닥’거리는 초원이의 심장박동. 이 지점이 초원이와 코치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고 ‘말아톤’에서 가장 핵심 장면이기도 하죠. 이렇게 초원이와 코치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소통(疏通)’, 즉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요. ‘말아톤’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한 키워드죠.

물론 ‘말아톤’의 주제를 ‘장애를 딛고 일어선 자폐아의 인간 승리’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너무 평범한 해석이에요. ‘말아톤’에서 중요한 건, 초원이가 장애를 극복하고 서브 스리를 달성한 ‘결과’가 아니에요. 초원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과정’ 그 자체죠.

<3> 생각 넓히기

초원이는 어머니와 코치의 정성과 사랑으로 ‘서브 스리’를 달성해요.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어머니와 코치는 초원이를 돕기만 한 걸까요? 혹시 초원이 역시 어머니와 코치를 도운 건 아닐까요? 생각을 뒤집어 보세요.

“초원이 다리는?”(엄마)

“백만 불짜리 다리!”(초원)

어머니는 이런 문답을 초원이와 반복적으로 주고받죠. 이는 ‘반드시 마라톤을 완주해야 한다’는 의지를 초원이의 무의식 속에 심어주기 위해 어머니가 초원이에게 거는 일종의 ‘주문(呪文)’이라고도 할 수 있죠. 초원이로 하여금 ‘서브 스리’를 달성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보상받으려 하는 것이죠. 하지만 어머니는 이 목표가 초원이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아요.

어머니와 코치는 초원이가 자폐증을 극복하도록 돕지만, 초원이 또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어머니와 코치를 자유롭게 해주었던 것이죠.

<4> 엉뚱하게 생각하기

갑자기 궁금해요. 왜 하필 ‘말아톤’이라는 잘못된 제목을 붙였을까?

“초원이가 자신의 일기장 ‘내일 할 일’ 난에 ‘말아톤’이라고 잘못 쓴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좀더 깊이 생각해 보기로 해요. ‘마라톤’ 대신 ‘말아톤’이 주는 의미는 어떻게 다를까요? 당초 초원이는 자신이 진정 원해서 마라톤을 한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어머니, 코치와 소통하면서 자신이 마라톤을 완주하기를 갈망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죠. 마라톤 대회를 하루 앞두고 초원이가 일기장에 연필로 꾹꾹 눌러 쓴 ‘말아톤’이란 단어는 초원이의 ‘자유의지’가 물씬 배어 있는 단어인 것이죠.

<5> 내 생각 말하기

‘말아톤’에는 초원이가 병적으로 집착하는 소재 두 개가 반복적으로 등장해요. 하나는 초코파이고, 다른 하나는 얼룩말 무늬죠. 두 대상은 품고 있는 뜻이 정반대예요. 두 대상이 각각 상징하는 건 무엇일지 말이나 글로 표현해 보세요. 여러분은 반드시 알아맞힐 수 있어요. 왜냐하면 여러분의 머리는? 백만 불짜리 머리니까요! ☞정답은 다음호에

이승재 기자 si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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