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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비정규직 법안 통과]勞使 모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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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비정규직 법안 통과]勞使 모두 반발

입력 2006-02-28 03:08수정 2009-09-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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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당한 단병호 의원 27일 저녁 국회환경노동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소집해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동안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안경 쓴 사람)이 이를 막으려 하자 국회 경위들이 제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법안은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 틀을 마련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 법안 통과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 간 타협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양측 모두 심화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

‘사용 사유제한’(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비정규직 고용) 규정 등을 놓고 노동계 및 민주노동당과 견해차가 커 시간을 끌어봤자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번 법안이 여야 간 야합의 산물이라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재계도 기업의 부담 증가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노총 총파업과 철도노조 및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이 맞물려 노동계의 춘투(春鬪)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 비정규직 보호 틀 마련

비정규직 보호 법안 마련으로 전체 근로자(1496만 명) 가운데 지난해 8월 현재 37%(548만 명)인 비정규직의 근로 조건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116만 원)은 정규직(185만 원)의 63%에 그치고 있다. 비정규직 중 국민연금과 산재보험 적용비율이 각각 29.7%와 43.1%에 불과하다.

이번 법안은 ‘합리적 사유’ 없이 같은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차별 금지 원칙’을 담고 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인정됐는데도 사업주가 고치지 않으면 최고 1억 원의 과태료를 무는 등 처벌을 받게 됐다. 근로자가 차별시정 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보복 조치’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법안 정착에는 상당 기간 걸릴 듯

이번 법안에는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상당수 사건이 법원의 판단까지 받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차별 금지가 정착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 같다.

법은 계약직과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초과 고용하면 ‘무기한 계약’으로 간주하거나 사업주에 고용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정규직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

그렇지만 기업은 단순 업무 등에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을 꺼리므로 2년만 일을 시키고 해고한 뒤 다른 직원을 채용할 수도 있다.

노동계는 “사유제한을 두지 않아 기업은 2년 이내 기간제 근로자를 위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해 기존 정규직도 비정규직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보호 장치가 마련됐지만 당장 정규직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노사 모두 반발, 마찰 커질 듯

“선거 때문에 국회가 노동계에 너무 선심(善心)을 썼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7일 밤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자 “정부 원안에 비해 너무 노동계 주장에 치우쳐 있어 유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대순 전국경제인연합회 노동복지팀장은 “이런 식의 법안이라면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2년 이상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법안에 반발해 3월 1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재계마저 반발해 향후 노사관계는 험로가 예상된다.

보궐선거로 당선돼 임기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이 비정규직 반대 투쟁을 통해 내부 장악력을 높이려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 등 주요 노동계 현안을 놓고 노사정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통과한 비정규직법 및 당초 각계 주장
구분정부 안기존 노동계 안경영계 안비정규직법
(국회통과안)
차별
금지
방식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금지동등 유사한 기술 작업수행 능력에 대한 동등 처우동등 직무·능력·성과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금지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금지
차별입증책임차별받은 당사자사용자조건부 사용자사용자
기간제
근로
고용기간3년1년+1년(사유제한)3년2년
기간경과 후 고용보장해고제한고용의제(무기한 계약으로 간주)해고제한고용의제(무기한 계약으로 간주)
파견
근로
파견허용업종네거티브(파견 금지업종 명시)포지티브(파견 허용업종 명시)네거티브네거티브
사용기간최장 3년1년 또는 현행(2년) 유지4년2년
기간 경과 후 고용보장고용의무고용의제3개월 휴지기간 삭제 시 고용의제고용의무
불법파견고용의무고용의제고용의무, 고용의제 모두 반대고용의무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며 시행 시기는 2007년 1월 1일임. 고용의제라 함은 무기한 계약으로 간주하는 것. 자료: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기간제:

기업주의 필요에 따라 한시적으로 노동자를 고용하는 형태로 단시간 근로자와 함께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다. 흔히 ‘계약직’ 사원으로 불리며 기간제 교사가 대표적 사례다.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일하는 ‘아르바이트’는 단시간 근로자로 기간제와 구분된다.

:파견근로제:

인력공급업체(파견 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다른 업체(사용 사업주)에 보내 지시와 감독을 받아 일하도록 하는 근로제도다. 이때 임금은 파견사업주가 책임지지만 근로시간이나 휴식, 휴일 등 근무여건은 사용 사업주의 결정에 따른다. 파견근로제가 가능한 직종은 현재 26개로 제한돼 있다.

■ 법안통과 순간

비정규직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가 긴급 소집된 것은 27일 오후 8시 반. 이에 앞서 이경재(李敬在·한나라당) 환노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국회 경위 30여 명이 국회 본관 620호 회의실 주변 문 3곳을 원천봉쇄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및 보좌관과 민주노총 조직원 등 50여 명은 회의실 밖에서 경위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문을 두드리며 항의했다.

회의가 소집되자 민노당 단병호(段炳浩)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3월 국회에서 하자”며 법안 처리 연기를 요구했지만 이 위원장은 “나도 노동자를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맞섰다. 항의를 계속하던 단 의원은 결국 경위들에 끌려 위원장석에서 물러났다.

이후 시민운동가 출신인 열린우리당 우원식(禹元植) 의원은 법안 경과보고를 하다 “법안을 (민노당과) 합의 처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회의실 밖에서 폐쇄회로(CC) TV로 회의 장면을 지켜보던 민노당 인사들은 오후 8시 50분경 법안이 통과되자 “너희들이 의원이면 다냐. 부끄러운 줄 알라”고 고함을 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중 일부는 노동운동가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목희(李穆熙), 한나라당 배일도(裵一道)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쿠라 개혁노동가는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후 9시 20분경 회의실에 남아 있던 열린우리당 및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위들의 호위 속에 다른 문으로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황급히 사라졌다.

뒤늦게 쫓아온 민노당 노회찬(魯會燦) 의원 및 당직자들은 “다 도망간 거냐. 도망갈 짓을 왜 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법안 주요내용 Q & A

오랫동안 끌어오던 비정규직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에서 통과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Q: 비정규직과 정규직 근로자의 차별이 실제로 금지되나.

A: 취업규칙 등에 임금과 근로시간, 근로자 복지와 관련해 차별적 내용이 규정돼 있으면 바로 시정해야 한다.

동일한 자격으로 비슷한 업무를 하는데도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정규직 임금의 50%만 준다거나 비정규직에 대해서만 연장, 휴일근로를 하도록 하거나 연말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면 법 시행 후 빠른 시일 안에 시정해야 한다.

Q: 비정규직으로 차별을 받았을 때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나.

A: 기간제, 단시간, 파견 근로자 등이 차별적 처우가 있는 날(계속되는 차별적 처우는 그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차별 내용을 명시해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하면 된다. 노동위원회를 통하지 않고 법원에 제소해 민사절차에 의한 구제도 가능하다. 차별행위가 아니라는 입증책임은 사용주에게 있다. 노동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린 뒤 사용주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최고 1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Q: 기간제 근로자로 1년간 근무했는데 1년 이상 더 근무하면 어떻게 되나.

A: 사업주가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이 2년이므로 1년 이상 더 근무하면 무기근로계약(고용의제)을 맺은 것으로 간주돼 사실상 정규직으로 고용을 보장받는다.

Q: 기간제로 2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데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33조(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구제신청)의 규정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Q: 파견근로자로 1년간 근무했는데 1년 이상 더 근무하면 어떻게 되나

A: 파견기간 상한이 2년이므로 1년 이상 더 근무하면 사업주에게 고용의무가 부과돼 고용을 보장받는다. 고용의무를 위반한 사업주는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Q: 기간제나 파견직의 고용기간을 정하는 기준이 법 시행 때부터인가, 아니면 소급해 산정하나.

A: 기간제 근로자는 법 시행 후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다시 맺거나, 기존의 근로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때부터 적용된다. 파견제 근로자를 최대 2년간만 고용할 수 있다는 조항은 개정법 시행 전에 체결되고 개정법 시행 당시 종료되지 않은 근로자의 파견계약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Q: 비정규직법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나.

A: 300인 이상 사업장에는 2007년 1월부터, 100∼300인 미만 사업장은 2008년 1월부터, 100인 미만 사업장은 2009년 1월부터 각각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4인 이하 사업장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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