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 입력 2006년 2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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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금이 250억 원이나 걸린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사진)은 왜 안 잡힐까.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지 54개월이 되었지만 미국의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빈 라덴의 종적은 오리무중이다.

지금까지 그의 종적이 확인된 것은 테러 발생 2개월 뒤인 11월 10일 아프가니스탄 동북부의 잘랄라바드에서 연설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빈 라덴은 1000여 명의 파시툰족 유력인사와 전사들을 상대로 대미 항전을 계속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자신의 은신처인 토라보라로 사라졌다는 것이 현지에서 활동한 미국 기자들의 증언이다.

미국은 그해 12월 토라보라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지만 빈 라덴은 탈출에 성공했다.

빈 라덴은 알 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함께 지금까지 35차례나 육성이나 모습이 담긴 테이프를 공개했다. 지난달 19일 마지막으로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미국에 휴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빈 라덴 전문가인 피터 버겐 뉴아메리카재단 연구원은 26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최근 공개된 테이프들의 내용을 볼 때 빈 라덴은 동굴에 은신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테이프에 등장한 그의 옷 상태와 비디오 촬영 상태를 볼 때 전기 시설이나 발전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

미국과 파키스탄은 빈 라덴이 현재 파키스탄 서북부 국경지대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에 우호적인 파시툰족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들이 살고 있는 곳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 걸쳐 1900km나 돼 추적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탈레반 전문가인 파키스탄 언론인 아메드 라시드 씨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 이후 탈레반과의 관계를 의식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소극적인 자세도 빈 라덴 검거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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