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도 봉사죠” 주몽학교 이상우 교장 정년퇴임

  • 입력 2006년 2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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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특수학교인 주몽학교 이상우 교장(왼쪽)은 27일 정년퇴임식에서 학생들을 일일이 끌어안았다. 그는 앞으로 못다 한 삶을 장애인을 위한 봉사에 바칠 생각이다. 사진 제공 주몽학교
장애인 특수학교인 주몽학교 이상우 교장(왼쪽)은 27일 정년퇴임식에서 학생들을 일일이 끌어안았다. 그는 앞으로 못다 한 삶을 장애인을 위한 봉사에 바칠 생각이다. 사진 제공 주몽학교
“여러분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떠나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정년퇴임을 맞은 이상우(李相雨·62) 교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장애인 특수학교 ‘주몽학교’에서는 27일 특별한 파티가 열렸다. 3년간 학교를 맡았던 이 교장이 42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 80여 명을 초청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 교장은 학생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1964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이 교장은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들고 논문을 쓰며 소외된 학생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였다.

교육 연구원으로 벽지의 학교를 찾아가 과학 실험 수업을 하며 꿈을 심어 주기 위해 노력했던 이 교장의 모습은 많은 교사에게 감동을 주었다.

1988년부터는 교장으로 충북 제천시 청풍초교와 보은군 아곡초교, 청원군에 있는 장애인 특수학교인 청주혜화학교를 거쳐 주몽학교를 맡아 왔다.

이 교장은 “장애 학생을 항상 칭찬하고 섬겨야 한다”고 교직원에게 강조했다.

그는 주몽학교의 숙원사업이던 50인승 초대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중앙 냉난방 장치를 만들었다. 몸이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사이버 재택교육시스템을 도입했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1) 씨와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박성현(22) 씨를 키워 낸 것도 이 교장의 열정이었다.

이 교장은 운동장까지 배웅 나온 교직원과 학생을 돌려보내며 “남은 삶 동안 장애인에게 못 다한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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