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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관委 ‘장관 불법선거운동’ 구경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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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관委 ‘장관 불법선거운동’ 구경만 하나

동아일보입력 2006-02-28 03:08수정 2009-10-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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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를 겨냥해 4, 5명의 현직 장관을 ‘징발’하기로 한 집권 여당은 선거법조차 안중(眼中)에 없는 모양이다. 부산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은 26일 현지 출판기념회에서 현행법에 규정된 ‘공무원의 선거운동 금지’ ‘사전 선거운동 금지’를 아예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거듭했다. 그는 “주도 세력을 바꾸어야 한다. 특정 정당(한나라당)을 계속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옳으냐?”고 목청을 높였다.

정동영 의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오 장관은 부산의 미래를 바꿀 인물이며, 오늘은 부산의 희망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맞장구쳤다. 김혁규 최고위원은 오 장관을 “오 후보”라고 호칭했다. 명백한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흘 전, 대구에서 이재용 환경부 장관이 “지방권력 교체하자” “대구 경북에서 반드시 성공하자”는 구호를 외쳐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는데도 막무가내다.

지난 10년간 지방선거에 현직 장관을 내보낸 것은 2002년 진념 경제부총리가 유일하다. 그러나 노 정권은 앞의 선거에서 떨어졌던 인물을 장관에 앉혔다가 뒤의 선거에 내보내고 있다. 장관은 경력 관리용이고 내각은 출마자 대기소인 셈이다. 국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은 뒷전이고 오로지 표(票)부터 얻고 보자는 것이다.

내세울 후보가 모자라는 것도 정권에 민심이 등을 돌린 탓이요, 결국 정권의 무능과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도 편법으로 내각을 허물어 특정 장관을 지방선거에 내몰고 불법 탈법(脫法)까지 ‘솔선’한다면 그야말로 이중의 죄를 짓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정과 반칙’을 비난하고 ‘정도(正道)와 원칙의 사회’를 강조해 왔다. 현직 장관들의 표밭 출동과 불법 선거운동이 정도이고 원칙인가.

선관위 측은 그제 오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대해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미지근한 소리나 하고 있어서야 정부 여당의 불법 선거운동을 방조(傍助)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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