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KTX 여승무원 공사 정규직화 어불성설’

  • 입력 2006년 2월 27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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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KTX 여승무원들이 정규직 전환과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흘째 사복투쟁을 벌이고 있으나 이들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27일 많은 누리꾼들은 “여승무원들은 처음부터 계약직으로 고용된다는 것을 알고 입사했다. 철도공사 정규직화는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철도공사의 입장을 두둔했다.

ID ‘달꽃’(네이트)은 “임금 체불은 엄연히 공사의 잘못”이라면서 “그러나 여승무원들의 공사 정규직화는 어불성설이다. 처음부터 계약직과 위탁업체 파견에 대해 알고 입사해놓고 지금에 와서 공사 정규직원으로 전환해달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sac23’(네이버)도 “철도는 단기운행이라 여승무원의 서비스가 크게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정규직 전환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 철도요금이 오르고 적자만 누적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공무원이나 공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누리꾼들의 비난도 거세다.

스스로를 취업 휴학생이라고 소개한 ‘씁씁후후’는 지난 26일 ‘다음’의 토론방에 “KTX 여승무원의 철도공사 정규직화를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게 말이 되는가? 철도 계열사에 잘못이 있다면 처벌하면 되지 왜 공사 정규직을 요구하는가. 취업 준비생들은 머리 싸매고 들어가려고 해도 못 들어가는데, 투쟁으로 공사에 들어가려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4310건을 넘었고 수많은 누리꾼들이 동의하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취업 준비생들의 의견 글이 쏟아졌다.

“말도 안 된다. 비정규직으로 인한 급여나 조건을 다 알고 지원한 것 아닌가. 이제 와서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하면 지금 공사를 준비하는 많은 취업 준비생들은 바보란 말인가” (네이버 ‘seogun21’)

“요즘 공사 직원 되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오? 시험 한번 보려고 몇 년씩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오.” (네이트 ‘샤바라’)

하지만 일부는 찬성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스스로를 KTX 승객이라고 소개한 ‘정일관’은 철도공사 홈페이지에 “왜 승무원들이 정식 직원이 되면 안 된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정식직원이 되면 회사 측엔 부담이 될지 몰라도 서비스는 좀 더 나아지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KTX 열차승무지부 민세원 지부장은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궁극적으로 공사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의 지시를 받으면서도 위탁 비정규직 신분이어서 정규직에 비해 임금이 형편없이 낮고 초과 근무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새롭게 여승무원 공급을 위탁 받은 KTX관광레저㈜는 27일 자사 홈페이지에 ‘정규직 1기’ KTX 여승무원 모집공고를 냈다.

관광레저 측은 “현재 재직 중인 KTX 및 새마을호 승무원을 우선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승무원 측은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라며 반발해 논란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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