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번 부사장 “한국의 소득분배 美-佛보다 낫다”

  • 입력 2006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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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하나인 미국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한국 정부는 양극화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한국의 분배 수준은 국제적으로 볼 때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핵문제 등이 있어 새로운 변수가 없는 한 이번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번 부사장은 24일 본보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지니계수를 비교해 보면 한국의 분배수준은 덴마크와 같이 소득 분배가 세계 최고 수준인 나라에 비해 떨어질 뿐 프랑스와 캐나다는 물론 미국과 중국에 비해서도 좋은 분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한국은 고령화 때문에 재정 적자가 늘어나고 세금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극화는 아직 큰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번 부사장이 비교 기준으로 제시한 지니계수는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수로 0∼1로 표시된다. 낮을수록 소득 분배가 잘돼 있고 높을수록 분배가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2004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127개국 가운데 27번째로 낮은 0.316으로 미국(0.408) 중국(0.447) 프랑스(0.327) 캐나다(0.331) 영국(0.360)보다 낮다.

또 그는 “북한은 계속 존재해 왔던 위협이지만 9·11테러 이후 북한과 같은 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이 엄청나게 달라졌고 6자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다”면서 “이번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규제 완화와 외국자본 투자 증가로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신용 등급 결정을 책임지는 번 부사장은 15∼17일 무디스의 국가신용평가팀을 이끌고 방한해 한국의 경제 및 외교안보 부처 관계자들을 만난 바 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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