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고정관념 뒤집은 감옥호텔 ‘로이드’

  • 입력 2006년 2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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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호텔의 다락방 객실. 이 호텔은 116개의 객실이 달라 ‘디자인 호텔’로 불린다. 사진 제공 로이드 호텔
로이드 호텔의 다락방 객실. 이 호텔은 116개의 객실이 달라 ‘디자인 호텔’로 불린다. 사진 제공 로이드 호텔
기자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보냈다.

감옥이라니, 이 얼마나 해괴망측한 소리인가.

기자가 머문 암스테르담의 로이드 호텔은 1920년대에 지어진 뒤 1940∼1989년 감옥으로 사용됐던 건물이다. 이후 1999년까지 10년간 이 건물은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을 위한 작업 공간으로 암스테르담 시가 대여했다.

이 건물은 2004년 8월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건축회사인 MVRDV가 호텔로 개축했다. 이 호텔은 116개의 객실 디자인이 모두 달라 ‘디자인 호텔’로도 불린다.

10명 이상이 함께 잠을 잘 수 있는 대형 침대가 있는 방, 연주회를 앞둔 음악인이 호텔에 머물며 연습할 수 있도록 방음 시설을 갖추고 그랜드 피아노를 둔 방, 은밀한 로맨스를 위해 침대 바로 옆에 욕조를 둔 방…. 호텔 복도는 예전 감옥의 골조를 그대로 남겨 두었다.

객실 크기와 인테리어에 따라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뉘기 때문에 하루 숙박 요금이 80∼295유로(9만6000∼35만4000원)다.

호텔 디자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는 이 호텔의 고객은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예술가들.

이 호텔의 모든 방에는 리처드 휴튼, 마르셀 반더스, 헬라 융게리우스 등 네덜란드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구 조명 식기가 있다. 희귀한 예술서적도 비치돼 있다.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온전히 ‘나만의 세계’로 끌어 들여 느끼고 싶으면 암스테르담의 로이드 호텔로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운이 좋으면 그들 중 한 사람과 호텔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쳐 아침 식사를 함께할 수도 있다.

암스테르담=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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