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日총리단골요정 '긴류' 문닫아

  • 입력 2006년 2월 26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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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중견 정치인 시절 자주 드나들며 정국을 논했던 도쿄(東京) 도심 아카사카(赤坂)의 유명 요정인 '긴류(金龍)'가 이달 말 문을 닫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요정은 옛 나카소네(中曾根)파가 자주 이용했으나 1990년대 후반 자민당의 실력자로 떠오른 고이즈미 총리와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전 부총재,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자민당 전 간사장 등 3명의 회합 장소로 사용되면서 유명해졌다.

세 사람의 영문명 앞 글자를 딴 이른바 'YKK'가 한달에 한번 꼴로 정국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는 것. 이들의 동향이 정치적 관심사였기에 요정 주변은 밤늦게까지 취재기자들로 북적댔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고이즈미 총리 집권 후 정치적 맹우로 불렸던 세 사람의 관계가 멀어진 점을 들어 긴류의 폐점이 현재의 정국 상황과 닮았다고 전했다.

야마사키 전 부총재는 "서민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가게였다"며 "문 닫기 전에 가토 전 간사장과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토 전 간사장도 "지금은 정치인들이 레스토랑이나 고깃집에서 만나는 시대"라며 "요정이 정치의 무대가 됐던 마지막 가게인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한때 100곳에 이르던 아카사카 일대의 고급 요정은 해마다 줄어 지금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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