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의회 해산…탁신, 사임 압력 정면돌파 승부수

  • 입력 2006년 2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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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압력을 받아 온 탁신 친나왓(사진) 태국 총리가 24일 의회를 해산했다.

차기 총선은 2009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의회 해산으로 4월 2일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

탁신 총리는 이날 TV에 출연해 사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국민이 총선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을 만나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에 대한 승인을 얻었다.

태국의 4번째 부자인 탁신 총리는 지난달 자기 가족이 갖고 있던 태국 최대 통신회사 ‘친코퍼레이션’의 지분 49%를 팔아 19억 달러(약 1조9000억 원)를 챙기면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국민의 분노를 샀다. 지난해 여름에는 측근인 숙타나 전 보건장관이 수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달 4, 5일 탁신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에는 약 5만 명이 참여했다. 2001년 탁신 총리 집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다.

탁신 총리의 조기 총선 실시 결정은 국민의 재신임을 통해 정치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하원 의석 500석 가운데 375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 ‘타이 락 타이’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집권당은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에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기업가들도 여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근의 정치 위기에 불안을 느끼면서 경제에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 아니라 탁신 총리의 사임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은 26일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1992년 군사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잠롱 스리무엉 전 방콕 시장도 지도부의 일원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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