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試 막차탈까…로스쿨 갈까…대학 초년생들 ‘선택 갈림길’

  • 입력 2006년 2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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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에 가서 사법시험에 매진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학과를 졸업한 뒤 로스쿨에 가는 게 좋을까요.”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생과 계열별로 입학한 대학 초년생들이 ‘법대’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법조인 선발이 사시에서 로스쿨로 대체되는 과도기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 것.

24일 사시 1차 시험이 끝난 뒤 고시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사시냐, 로스쿨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대학 1, 2학년생들의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사시 막차 타자”…캠퍼스 대신 신림동으로=서울 S대 1학년 배모(19·여) 씨는 2학년 학과를 정할 때 법학과로 진학할지, 일반 학과로 갈지 고민이다. 법대로 가면 사시를 준비하는 데 유리하지만, 로스쿨에 진학하려면 법대보다는 일반 학과가 더 좋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배 씨는 고민을 하다 학과 선택과 상관없이 ‘신림동 고시촌’으로 가기로 했다. 학과 선택 고민은 나중에 하고 사시가 없어지기 전에 빨리 합격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배 씨처럼 사시 막차를 타려는 대학 초년생이 늘면서 일부 대학은 3, 4학년 중심의 고시반 입소 대상에 1, 2학년도 포함시켰다.

K대 법대 2학년 김모(20·여) 씨는 “교수들도 ‘불확실한 로스쿨에 매달리기보다는 사법시험이 없어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시험에 합격하라’고 조언한다”고 전했다.

▽비(非)법학도에게 로스쿨은 기회=로스쿨 법안은 로스쿨 신입생 선발 시험을 치를 때 법학 과목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양한 전공자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학생은 법대 대신 일반 학과로 진학해 로스쿨 진학 계획을 세우고 있다.

E대 사회과학부 2학년 이모(20·여) 씨는 “해외 어학연수와 비정부기구(NGO) 단체 인턴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로스쿨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 1, 2학년생 중에는 법학과 대신에 일반 학과를 선택한 뒤 로스쿨에 가려는 학생이 많다고 이 씨는 전했다.

▽중고교생도 ‘로스쿨’ 관심=현재 사시 합격자는 1000명. 그러나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되는 2011년 이후 사시 합격자는 점차 줄어 2016년에는 시험 자체가 없어진다.

2011년 이후 로스쿨 졸업생은 국가가 주관하는 법조인 자격시험을 치르는데, 졸업생의 80% 정도가 합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법조인을 꿈꾸는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자녀를 법학과로 보내야 할지 다른 학과를 선택하도록 해야 할지 고민이다. 고교 2학년생 딸을 둔 황명숙(51·여) 씨는 “법조인이 되기 위해 법대를 가는 게 좋은지 일반 학과를 가는 게 좋은지 판단이 안 선다”며 “정보를 얻을 곳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이 기사의 기획과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한상준(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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