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후보 반장관에게 나온 ‘난처한 주문’

  • 입력 2006년 2월 24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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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의 북한인권운동가인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3일 반기문(潘基文·사진) 외교통상부장관을 향해 '난처한' 주문을 했다.

그는 이달 말 방한을 앞두고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반 장관이 한국 외교부장관으로서의 정책과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서의 개인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한국의 외교부장관으로서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했지만, 유엔총장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유엔 사무총장 다운 소신'을 미국 조야에 밝혀달라는 것이다.

그는 "반 장관은 많은 미국인 친구를 갖고 있지만, '우리의 최대목표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권좌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는 참여정부 정책의 대변자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 장관이 "나는 직업 외교관인 외교장관이야.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것뿐이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호로위츠 연구원만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지난해 말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의회 및 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 사이에서는 "인권보호가 주요기능의 하나인 유엔을 이끌어야 할 사무총장 후보가 최대 인권침해국인 북한의 사정에 침묵했다는 점은 득표율을 높일 사안은 아니다"라는 회의론이 끊이지 않았다.

미 하원 관계자는 사석에서 "선거 막바지에 경쟁 후보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진다면, 반 장관으로선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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