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쇄 성폭행 사건에 주민들 불안

  • 입력 2006년 2월 23일 18시 10분


코멘트
초등학생 성폭력 살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일대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성폭행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경 용산구 이태원 동에서 혼자 있던 여성 A 씨 집에 "장롱 치수를 재러 왔다"며 30대 남자가 들어와 A 씨를 성폭행하고 금품 150여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 용의자는 15일 "집을 구하는데 노인이 사는 집은 냄새가 나 싫다"며 부동산 중개업소로부터 여성이 혼자 사는 집을 소개받아 부동산 중개업자와 함께 방문해 A 씨를 안심시킨 뒤 다음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오후 2시 반경 용산구 보광동에서도 30대 남자가 집을 구하는 척 하며 들어가 혼자 사는 B 씨를 성폭행하고 현금카드를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용산경찰서는 아직 용의자의 신원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낮에 집을 보러 왔다며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점에 비추어 동일범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대낮에 집에 혼자 있는 여성을 노린 성폭행 사건이 마포 6건, 서대문 4건, 용산 1건, 남대문 1건 등 모두 12건 발생해 100여 명의 경찰관이 수사를 펴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4시 45분경 대전 서구 갈마동 S빌라에 괴한이 침입해 방안에서 잠자던 C(23)씨 등 자매 2명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현금 18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지난달 충남 천안시 안서동과 신부동에서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성폭행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용산구 이촌동에 사는 김모(여·25) 씨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경찰은 주민들에게 주의하라는 말조차 하지 않아 주민들 대부분이 사건 발생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요즘 성폭행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데 불안하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