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가면 뭐해요. 귀찮아서 안가요”

  • 입력 2006년 2월 23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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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식 안가면 어떻게 됩니까? 오늘이 졸업식인데 무지하게 가기 싫습니다. 졸업장 안받으면 뭐 문제라도 생기나요?” (네이버, crave77)

지난 16일 대학 졸업식을 앞둔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린 질문이 관심을 모았다.

이 질문에는 “굳이 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댓글이 잇달았다.

“문제없구요. 나중에 학교 측에서 앨범이랑 다 받으러 오라고 연락합니다. 그럼 살포시 가셔서 받아오면 땡!” (ID 0016032), “케케묵은 옛날이라면 모를까. 요새는 온라인 증명서에 학교가면 자동 증명서 발급기도 있잖습니까? 졸업장이나 앨범은 없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습니다.” (ID adfair7)

최근 대학 졸업식장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가족, 친지와 함께 축하하고 동료 선후배들과 어울려 뒤풀이를 하던 풍경은 사라진지 오래다.

과거 졸업식은 한 과정의 마무리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중요한 행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취업실패’나 ‘그냥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졸업식에 불참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올 2월 졸업예정자 755명을 대상으로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8.1%(137명)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20.4%(154명)은 ‘식만 참석하고 곧바로 집으로 갈 것이다’고 대답했다.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취업자의 33.6%는 ‘취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 취업자의 48.8%는 ‘회사의 업무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냥 귀찮다’라는 대답도 미취업자는 25.5%, 취업자는 44.2%에 달했다.

졸업식에 불참해도 학생들에게 돌아갈 불이익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국내 대학은 온라인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을 상시 발급하고 있다.

때문에 졸업식장 뿐만 아니라 아예 학교에도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

일부 대학들은 졸업식 참석자를 위한 취업행사를 벌이는 등 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도 한다.

국민대학교 졸업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졸업식이 진행되는 대강당은 수상자를 제외하고는 졸업생들이 참석하지 않아 썰렁하다”면서 “올해는 졸업식 참석자를 대상으로 이력서작성과 면접을 위한 ‘취업 백과사전’을 나눠주고 학생들이 직접 찾게끔 했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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