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상대 박중석교수 곤충 표본 35만점 환경부 기증

  • 입력 2006년 2월 23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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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연구에 평생을 바친 대학 교수가 곤충 표본 수십 만 점을 국가에 기증한다.

경상대 생명과학부 박중석(朴重錫·65) 교수는 22일 “그동안 수집한 곤충 표본 35만 점을 내년 초 완공 예정인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660여억 원을 들여 인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 2만 평 부지에 연면적 8300평 규모의 국립생물자원관을 짓고 있다.

박 교수는 “국립대에 재직하면서 모은 표본은 개인 재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소유의 자연문화재”라며 “모든 국민이 보고 즐기면서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표본을 기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멸종위기 동식물인 꼬마잠자리, 왕은점표범나비, 대왕박각시, 붉은점모시나비 등 곤충과 어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을 모았다. 환경부는 이들 표본이 수십 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박 교수는 1973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산하를 돌며 곤충을 채집했다. 연간 70일 안팎을 국립공원 지리산, 한라산, 가야산 등지에서 학생들과 텐트를 치고 시간을 보냈다. 깊은 산에서는 등(燈)으로 곤충을 모으기 위해 발전기도 가지고 다녔다.

그는 “곤충을 채집한 뒤 세척, 수분처리, 모양다듬기 등의 절차를 거쳐 하나하나 표본을 만들었다”며 “수십 만 점에 학생과 나의 정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에 기증하는 표본 외에도 70만 점이 경상대에 보관돼 있다”며 “경상대와 경남도가 각각 상설전시실을 마련한다면 이를 나눠 기증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곤충학회와 한국동물학회 이사, 자연보호중앙협의회 학술위원, 경남도문화재위원을 지낸 박 교수는 정년퇴임 후 경상대 명예교수로 후학을 가르치게 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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