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두번째 추기경 탄생]“모두 기쁜날” 불교계도 축하메시지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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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진석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임명 소식은 모처럼 전 국민을 들뜨게 한 낭보였다. 타 종교계 지도자와 정치권도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추기경이 28년간 교구장을 맡았던 청주교구 소속 신자들은 이날 누구보다도 정 추기경의 서임을 자신들의 일처럼 기뻐했다. 정 추기경이 설립에 큰 도움을 줬던 충북 음성군의 꽃동네에서는 이날 오후 8시 교황청의 서임 결정이 발표되자마자 가족들이 모여 감사 미사를 드렸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智冠) 스님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관 스님은 “한국 가톨릭계의 오랜 소망대로 정진석 대주교님이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된 것은 그만큼 전 세계 가톨릭에서 한국 가톨릭의 신망이 두터움을 반영한 것이자, 세계 평화를 위한 한국 가톨릭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우리나라에서 추기경은 정신적 지도자이면서 한국 사회의 나아갈 길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추기경의 임명을 계기로 한국 천주교가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김수환 추기경이 현대사의 등불이자 사회 어른의 역할을 충실히 한 만큼 새 추기경도 우리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가는 큰 어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김 추기경이 사회 원로로서 존경을 받듯 새 추기경 역시 약자 편에 서고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는 노력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정 추기경이 서임되기까지 김 추기경을 필두로 가톨릭계는 물론 정부도 꾸준히 외교적인 물밑 작업을 해 왔다.

김 추기경은 교황을 알현할 때마다 여러 차례 한국인 추기경 서임을 호소했고 교황청에서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는 게 성염(成稔) 주교황청 대사의 설명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교황 즉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교황을 알현한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이 이 문제를 꺼낸 데 이어 지난해 11월 초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교황에게 ‘새 한국인 추기경 서임은 한국인의 염원’이라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이와 관련해 22일 문화부의 한 고위관리는 “정 대주교가 존경받으면서도 온건하고 변화하려는 속도가 과격하지 않은 분이라 추기경이 되시기를 정부로서는 바라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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