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다리-터널 곳곳에…“대륙연결 머잖았다”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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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젤란트 섬과 핀 섬을 잇는 길이 6790m의 스토레벨트 다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덴마크의 젤란트 섬과 핀 섬을 잇는 길이 6790m의 스토레벨트 다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다리와 터널이 세계지도를 바꾸고 있다. 최근 이집트 여객선 침몰사고를 계기로 시나이 반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는 ‘아카바 다리’ 건설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장대 교량과 해저 터널 프로젝트에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전통적 지역 개념을 넘어 국가 사이의 근린관계까지 바꾸고 있는 육지 연결 계획은 어떤 것이 완성됐고 어떤 것이 계획되고 있을까.

▽덴마크 ‘육상교통 중심’ 변모=덴마크는 유틀란트 반도와 핀 섬, 젤란트 섬 등 세 개의 주요 지역으로 이뤄진 해양국가였다. 1930년대 가까운 유틀란트 반도와 핀 섬은 일찌감치 다리로 연결됐다. 그러나 핀 섬과 젤란트 섬 사이에는 페리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날랐다.

20세기 말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1998년 5월 길이 6790m에 이르는 현수교 스토레벨트 다리를 포함하는 새 도로 ‘그레이트 벨트 링크’가 개통되면서 수도 코펜하겐이 있는 젤란트 섬이 다른 지역들과 철도 및 고속도로로 이어지게 됐다.

이어 2000년 코펜하겐 인근과 스웨덴 말뫼를 잇는 외레순 다리가 개통되면서 덴마크는 유럽의 변방에서 중부 유럽과 여타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연결하는 유럽 교통의 요충지로 변모했다. ▽시칠리아도 “변두리 탈피”=‘이탈리아라는 장화 앞에 놓인 축구공’으로 불리는 시칠리아는 본토와의 거리가 3.3km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두 시간이나 걸리는 페리로 불편하게 왕래해야 했다.

2005년 10월에야 이탈리아 정부는 약 44억 유로(약 5조 원)가 투입되는 메시나 다리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12년 다리가 완공되면 낙후된 이탈리아 남부 경제의 부흥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륙 연결 ‘꿈의 프로젝트’=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를 연결하는 베링 해협 연결 프로젝트는 1890년 처음 부교(浮橋) 건설 제안이 나온 이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남단까지를 연결할 수 있는 꿈의 계획으로 불려 왔다. 세계 최장 해저터널인 일본의 세이칸(靑函) 터널 길이가 약 54km인 데 비해 베링 해협의 길이는 약 86km로 기술적으로는 큰 난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유럽과 북서아프리카를 잇는 ‘지브롤터 다리’도 1970년대 이후 미국 영국 스페인 등에 의해 건설 가능성이 꾸준히 타진돼 왔다. 그러나 수심이 300m나 될 정도로 깊어 터널 공사도, 다리 건설에 필요한 주탑(柱塔) 공사도 힘들다는 기술적 장벽에 부닥친 상태.

▽땅과 마음을 잇는 현역 터널들=이 같은 대륙 연결 계획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덴마크의 성공 사례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채널 터널,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터널 등의 사례에 힘입은 바 크다. 채널 터널은 현재 ‘유로스타’ 철도와 자동차로 매일 3만 명이 넘는 승객과 화물을 나르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은 2005년부터 제2 채널 터널 건설의 타당성을 조사 중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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