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비상경영’의 두 모습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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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한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올해 과장급 이상 전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환율과 고유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대비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회사가 임금 동결에 나선 것은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 측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위해서도 강도 높은 비상경영 체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앞두고 사측이 단 한 차례 협의도 없이 임금 동결에 나선 것은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사전에 막기 위한 횡포”라며 “노조는 예정된 일정에 따라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대리급 이하 직원만 가입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다음 달 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7명의 임원 보수한도를 지난해 70억 원에서 올해 100억 원으로 높이는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이날 공시했다.

현대차 측은 “등기이사가 현재 7명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해 임원 보수한도를 올리기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임원들의 실제 급여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진은 정몽구 회장과 김동진 부회장, 이번에 새로 선임될 윤여철 사장 등 사내 등기임원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원 보수한도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에게 돌아가는 보수 총액의 한도를 정한 것으로 지급되는 임금 액수와 직접 관련되지는 않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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