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너무 먹어치운다…식품-유통업계 몸집 키우기 경쟁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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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유통업계에 ‘영토 확장’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 회사를 인수 합병(M&A)해 몸집을 불리거나, 전혀 다른 분야에도 과감히 진출하고 있는 것.

무리한 사세 확장이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이들의 기세 싸움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 사업영역 확장에 승부 걸었다

참치 죽 김 등 가공식품이 주력인 동원그룹은 이달 초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해태유업 인수 우선 협상권을 따고 유가공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원은 또 크래커에 참치 샐러드를 얹어먹는 과자 ‘슈나페’로 간식시장에, 충남 금산군 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 위탁관리 운영업무를 따내며 인삼가공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CJ도 사업 확장세가 공격적이다.

최근 수산가공식품 업체인 삼호F&G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 말 예정인 대림수산의 공개매각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또 식품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CJ푸드시스템을 통해 최근 개통된 신대구부산고속도로(82km) 중간 지점에 있는 ‘청도휴게소’ 운영권을 따냈다. 대기업이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홈쇼핑은 자본금 200억 원을 출자해 ‘엠플온라인’을 설립하고 e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TV에 이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시장에도 뛰어든 것.

롯데제과는 내달 중 미국 스낵업체인 프리토레이와 합작해 스낵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로써 국내 스낵시장 1위인 형제 기업 ‘농심’과의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관련 분야가 아닌 신규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은 17일 서울 잠실 롯데마트 월드점에 프랑스 순식물성 화장품 이브로셰 매장을 설치하는 등 화장품 유통시장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유통은 지난달 서울 63빌딩에 ‘빈스 앤 베리즈’라는 브랜드로 커피전문점을 냈다.

○ 무리한 외형 경쟁은 문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규 분야 진출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경영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증시의 평가도 싸늘하다.

20일 e마켓 진출을 선언한 CJ홈쇼핑에 대해 삼성 한화 미래에셋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수익성 부진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떨어뜨렸다. 주가도 21, 22일 이틀 동안 11%가량 급락했다.

주요 식품 유통업체 사업 확장 현황
그룹확장 내용
동원동원엔터프라이즈-해태유업 인수하며 유제품 시장 공략
동원F&B-충남 금산군 국제인삼유통센터 관리권 획득하며 인삼가공시장 진입-간식 슈나페 출시 통해 간식시장 진출
동원산업-물류회사 레스코 합병으로 수산유통업 진출
CJCJ홈쇼핑-e마켓플레이스(온라인장터) 업체 ‘엠플 온라인’ 설립하며 e마켓 진출
CJ-삼호 F&G 인수, 대림수산 인수 추진-CJ모닝웰 흡수 합병, 해찬들 지분 100% 인수
CJ푸드시스템-고속도로 휴게소 사업 진출-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 추진
롯데롯데쇼핑-화장품 이브로셰 직수입 판매하며 화장품 유통사업 진출
롯데제과-프리토레이와 합작해 스낵시장 공략 확대
한화한화쇼핑-커피전문점 빈스 앤 베리즈 출점하며 시장 진출
신세계신세계-백화점 할인점 내 문화센터 활용한 평생교육업 진출
대한제당대한제당-신재생 에너지사업 진입 추진
자료: 각 업체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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