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해외입양아 두번 울린 ‘모진 한국인’

  • 입력 2006년 2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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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방경찰청 외사계는 21일 해외 입양아에게 국내의 친아버지를 찾아 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신모(38·무직)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홍콩에 살고 있는 해외 입양아 이모(34·여·영국 국적) 씨에게 “한국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착수금과 유전자 검사비가 필요하다”며 3000달러(약 294만 원)를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씨는 모 언론사 인터넷 게시판에서 “태어나자마자 영국인에게 입양돼 홍콩에 살고 있으며 친아버지를 찾고 있다”는 이 씨의 글을 보고, 이 씨에게 e메일을 보내 “나도 해외 입양아 출신인데 친부모를 찾아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씨는 1973년 주한미군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으나 2000년 4월 귀국해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다 지난해 1월 그만둔 뒤 생계가 곤란해지자 해외 입양아라고 속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신 씨가 알려준 친아버지의 연락처가 틀리는 데다 신 씨와의 통화가 두절된 것을 수상히 여긴 이 씨의 신고를 받고 송금계좌를 추적해 신 씨를 검거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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