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내대표, “지방선거 후 세금폭탄 퍼 붓겟다는 속셈”

  • 입력 2006년 2월 21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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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하는 이재오원내대표[연합]
교섭단체 대표연설하는 이재오원내대표[연합]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21일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지 3년이 되지만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고달프며 사회는 어지럽고 외교는 불안하다. 모두가 뒤죽박죽이고 국민들은 살길이 막막하다"고 진단하고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못하고, 정권이 정권답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을 통해 "대통령이 지방선거와 대선을 겨냥해 또다시 정치게임에 몰두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오직 국민만 보면서 민생경제 살리기에 남은 임기를 바치라"고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양극화 문제에 대해 "민생경제 파탄과 양극화의 주범은 바로 노무현 정권"이라고 주장하며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으로 서민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여당은 5월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모든 증세 정책을 뒤로 미루고 있다"며 "선거가 끝나면 세금폭탄을 퍼붓겠다는 속셈을 어느 국민이 모르겠느냐"고 말하고 "한나라당은 증세 정책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큰 정부, 증세정책'은 이미 실패로 판명이 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정책방향은 '작은 정부, 감세정책'"이라며 "작년 정기국회에서는 정부여당의 방해로 감세 정책을 관철시키기 못했지만 앞으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감세 정책으로 △택시와 장애인 차량의 LPG 특소세 면제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결식아동 기부금 면세 △경형 승합차와 화물차의 취득세와 등록세 면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인과 저소득층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초연금제를 반드시 도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의 '예산 낭비' 현황을 조목조목 거론한 뒤 "세수가 부족하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예산 낭비부터 줄이고 정부 살부터 빼야 한다"고 말하면서 "공공부문만 제대로 개혁을 해도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비용이 나오고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살려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감사와 여당의 지자체 비리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서는 "누가 봐도 표적감사, 기획감사, 정치공작"이라며 "모든 정치공작을 당장 중지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개혁의 끝과 시작은 부패청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입만 열면 개혁을 얘기했던 이 정권에서도 권력비리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은 '윤상림게이트'와 '황우석 교수 사태', 'X파일 사건', '외환은행 매각사건' 등을 4대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모든 의혹을 낱낱이 규명할 것을 정부여당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 "우리 교육을 살리는 길은 자율과 경쟁의 원리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비리사학은 엄단하되, 건전사학은 더욱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남북 문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은 남북이 공동으로 발전해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남북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며 "지금 북한 핵이 남북간 교류협력 활성화를 가로막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으므로 정부는 북핵 문제에 보다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우방과 한목소리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하고 "달러 위조문제는 명백한 국제적 범죄행위로 6자회담과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북한 인권문제와 국군포로, 납북자, 탈북자 문제도 당당하게 할말을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고 윽박지르고 있지만 북한 인권문제는 이념의 문제도, 전략의 문제도 아닌 양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이재오원내대표 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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