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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하면서 대문 잠그면 글로벌시대 역행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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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하면서 대문 잠그면 글로벌시대 역행하는 일”

입력 2006-02-21 03:09수정 2009-10-0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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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 단장

KOTRA의 외국인투자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 코리아’는 2003년 설립됐는데도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그런데 최근 인베스트 코리아란 이름이 난데없이 세간에 오르내렸다.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 간부들이 KOTRA를 방문하는가 하면, 신임 단장의 임명을 정부가 취소해야 한다는 성명서까지 냈다.

사연은 이렇다.

16일 취임한 정동수(51) 인베스트 코리아 단장이 취임에 앞서 9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한국에 투자 의향이 있어도 정작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한전의 화력발전 자회사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 발언은 정 단장이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하지 않고 사견을 밝힌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20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 사무실에서 만난 정 단장은 “올해 정부의 외국인투자 유치 목표액인 110억 달러(약 11조 원)를 달성하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외자유치 과정에서 예상되는 노조와의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 나가는 것이 큰 과제”라고 했다.

그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고교 2학년이던 1970년 미국으로 온 가족이 이민을 가 2002년까지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인이어서 한국의 노사관계가 낯설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는 “발전노조 간부들도 그 점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가 준 것 같다”며 “그러나 내게는 엄연히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앞으로도 미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로 어설프게 책임을 회피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일할 기회가 많도록) 하늘이 내게 준 선물”이라고 거침없이 말해 자리에 참석한 KOTRA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영화계의 반발이 한창일 때였다.

그는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며 “세계경제에서 주요 수출국인 한국이 자국의 개방만을 반대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잇따른 ‘폭탄’ 발언에 대해 KOTRA 내부에서는 의외로 ‘소신파’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임이었던 영국인 앨런 팀블릭 초대 단장은 조직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취임 전후 짧은 기간에 그가 보여 준 행보는 독특한 개인사와도 관련이 있다.

그는 미국 이민 전 한국에 살 때 경기중학교 입학시험에 낙방하자 중학 1학년 나이에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고에 수석 입학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국제행정학 석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법학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클린턴 행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미 상무부 부차관보까지 지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 등과 하버드대 동기동창인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국 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했다. “두바이 등 중동 국가에서 부동산과 금융 분야의 투자를 받아내겠다”고도 했다.

KOTRA가 15 대 1의 공모 경쟁률 속에서 그를 2대 단장으로 선임한 이유도 그의 국제적 인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적자로서 모국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는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열정과 소신으로 인베스트 코리아의 ‘성공 스토리’를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동수 단장

△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과 졸업(1977년)

△ 미 프린스턴대 국제행정학 석사(1980년)

△ 미 UCLA 법학대학원 법학박사(1984년)

△ 미 클린턴 행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근무(1992년)

△ 미 상무부 금융·서비스업 담당 부차관보(2000년)

△ 법무법인 율촌 고문(2004년)

△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2월 16일∼현재)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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