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럭셔리 카로 승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울 사장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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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들은 기대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또 취향도 빨리 변하는 편이지요. 하지만 한국 자동차 회사가 내놓는 모델들의 종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키는 것이 수입 자동차 업체들의 몫입니다.”

한국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3%를 넘어섰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이보 마울(사진) 사장은 시장을 더 키우고 싶은 눈치다. 그는 “올해 한국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10∼15% 정도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분석의 근거로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졌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한국에서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약 3%)은 독일에서 기아자동차 한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과 비슷합니다. 유럽의 수입차(비유럽산 자동차) 점유율은 13%이고, 미국은 45%나 됩니다. 일본도 전체 자동차 판매의 8∼10%가 수입차입니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한국에서 수입차 시장이 성장할 여지는 많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공식적으로 한국에 가장 먼저 들어온 수입차 브랜드. 1985년 한성자동차가 수입을 시작했고, 2002년 한성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본사가 49 대 51의 지분 비율로 합작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설립했다. 아직도 ‘벤츠’가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것은 한국에서 가장 오랜 판매 역사를 가진 차이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 진출 이후 고집스럽게 ‘럭셔리 카’를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수입차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마울 사장은 오히려 럭셔리 카로 승부수를 던졌다. 고급차 시장은 따로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말 1억5000만∼2억 원대인 최고급 승용차 ‘S 클래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1억 원에 가까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M 클래스’를 들여왔다. 가격 할인 정책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 대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렇게 고가(高價) 차량을 고집하는 데 대해 그는 “메르세데스벤츠는 고객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가격 정책을 결정한다”며 “소비자에게 메르세데스벤츠를 사는 것이 좋은 투자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1983년 다임러-벤츠 그룹에 입사한 마울 사장은 입사 이후 줄곧 메르세데스벤츠의 극동 지역의 마케팅을 담당한 ‘아시아통’이다. 2003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독일 뮌헨대 경제학 박사이기도 하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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