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저서-연설 인기 끌자…바티칸 “저작료 내라”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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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삼단논법은 어떨까?

①교황은 하느님의 대리인이다.

②하느님의 말씀엔 저작권이 없다.

③따라서 교황의 말씀에도 저작권이 없다.

하지만 이 삼단논법은 틀렸다. 최근 바티칸이 교황의 저작과 연설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어 이탈리아 출판계가 당혹해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특히 베네딕토 16세의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시다’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출판업계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구가 저작료를 요구하다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바티칸은 “저자는 창작의 대가를 받아야 하며 교회라고 예외일 이유가 없다”고 대응하고 있다.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지난해 4월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이 되기 전에 쓴 저서를 포함해 교황의 모든 작품에 대한 저작권은 바티칸 출판사인 LEV가 갖는다’는 포고령을 선포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의 마르코 토사티 바티칸 특파원은 ‘교황 라칭거 사전’을 펴냈다가 1만8500달러(약 1850만 원)의 저작료를 내라는 통고를 받았다. 그는 “누군가 복음을 전할 때 돈을 내라고 하면 말이 되는가”라며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도 “그런다고 교황이 부자가 되겠는가. 저작료는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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