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궁서 폭발물 ‘펑’…“아로요 암살 노린 듯”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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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 내에서 20일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폭발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최근 쿠데타 모의설이 나돌고,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정돼 전국 경찰에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어서 필리핀 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대통령궁 경호책임자인 델핀 방기트 소장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봉지에서 폭발 장치가 터졌다면서 폭발 직후 현장을 봉쇄하고 폭약 전문가들과 탐지견을 동원해 폭발물의 종류와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기트 소장은 화학물질이나 알코올 등 휘발성 물질이 우연히 터졌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경호와 보안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FP통신과 현지 언론은 목격자와 군경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사고는 쓰레기통에 숨겨진 폭발물이 터진 것”이라며 “하루 전날 군 참모대학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뒤 일어난 사고인 만큼 아로요 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의 암살 기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건 당시 아로요 대통령은 대통령궁 내의 다른 건물에서 지적재산권 당국 관리들과의 오찬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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