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법무 “이중잣대 법집행 정당성 상실”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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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千正培) 법무부 장관은 20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신임 검사 98명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공정한 법 집행을 통한 국민의 신뢰 획득’을 강조했다.

천 장관은 “형평을 잃고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법 집행은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없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돈이 있는 사람은 죄가 없고 돈이 없는 사람은 죄가 있다)’라는 부끄러운 말이 사라지도록 하자”고 말했다.

천 장관은 이어 신임 검사들에게 “사회적 강자의 횡포에 대해 강력한 검찰권을 행사하는 담대하고 기개 있는 검사가 되기 바란다”면서 “어떤 반칙도 용납하지 않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에서만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에 기반을 둔 시장경제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검사들에게 사형수가 대학 강사 및 수녀와 정신적인 교류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가 공지영 씨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선물로 주면서 “소설의 주인공인 범죄인과 사형수 시각에서도 사물을 바라보고 검사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음미해 보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상명(鄭相明) 검찰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전입·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국민의 눈앞에 떳떳한 검사가 되라”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검사의) 법복은 여러분이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하지 못하고 실수한 것을 가려 주는 ‘특권의 망토’가 아니라 여러분을 만인 앞에 발가벗겨 보여 주는 ‘투명한 유리옷’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앞으로 검사로 일하면서 오늘 처음 입어 본 법복의 무거움을 항상 느껴야 한다”며 “각자의 옷 위에 법복을 덧입은 오늘부터 국민의 인권과 정의를 수호하는 고귀하고 무거운 사명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여성 검사 45명이 임명돼 여성 검사 임관 규모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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