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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의장 체제, ‘불안한 차선책’…앞길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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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의장 체제, ‘불안한 차선책’…앞길 험난

입력 2006-02-20 03:03수정 2009-09-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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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부터 간 까닭은?
2·18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근태(왼쪽에서 세 번째) 김두관(왼쪽) 조배숙 최고위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새 지도부가 19일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묘지를 방문해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 희생자 묘소에 유가족들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칠곡=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의 2·18전당대회 직후 서울 송파구 재향군인회관에서 열린 정동영 신임 당의장 캠프의 ‘당선 축하’ 뒤풀이 자리에서는 환호작약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정 의장 측 참모들은 “험난한 앞길을 생각하면 기뻐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5·31지방선거부터 시작해 1년 10개월 남은 차기 대통령선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출발선인 이번 전당대회부터 흥행 실패였다.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정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이 맞붙은 대권 예비고사의 성격을 띠었지만 ‘집안 잔치’에 그쳤다. ‘화끈한 빅 매치’를 벌여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은 빗나갔다.

두 사람의 지지도를 합쳐도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 1명의 지지도에도 못 미치는 냉엄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대의원들이 정 의장을 선택한 것도 ‘대중성이 떨어지는 김근태보다 낫다’는 비교우위 논리가 작용했다는 점에서 ‘불안한 차선책(次善策)’의 성격이 짙다.

첫 심판대가 될 5·31지방선거도 현재로서는 묘책이 없다. 정 의장은 이번 경선 동안 “16개 시도지사 중 절반, 지방의회 의석의 절반을 건져야 한다”고 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18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10년 지방정권을 심판하는데, 힘에 좀 부친다.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와 협력할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정동영 독자체제’로는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토로와 다름없다.

정 의장은 19일 고 전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곧 양자 회동을 갖기로 했다.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과도 통화해 이른 시간 안에 서울시장 출마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20일에는 서울대를 찾아가 정운찬(鄭雲燦) 총장을 만난다.

고 전 총리와의 연대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은 모두 전북 출신이다. 상호 보완재라기보다는 대체재에 가깝다. 설령 연대가 이뤄져도 부담이다. 고 전 총리와 대권 후보를 놓고 한판 승부를 해야 하나 현재 여론지지도로 보면 정 의장이 밀린다.

정 의장은 19일 취임 첫 행보로 한나라당의 심장부인 대구로 달려갔다. 그것도 유신 시절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 희생자의 묘소를 참배함으로써 상징적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남 공략’이나 ‘호남 수성’은 동시에 달성하기 힘든 과제다. 영남은 여전히 거리가 있고, 호남에서는 광주 전남을 중심으로 민주당에 위협당하고 있다.

2, 3위 득표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근태-김두관(金斗官) 연합의 ‘힘’도 정 의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당권 장악에 성공했지만 당을 완전히 평정하지는 못한 것.

전당대회에서 짝짓기를 했던 정 의장-김혁규(金爀珪) 최고위원의 득표 합계(7270표)는 김근태-김두관 최고위원의 득표 합계(7065표)와 별 차이가 없다.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정 의장 체제는 내부의 공격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목소리가 커진 40대 재선그룹이나 중도파 중진들, 고 전 총리 쪽에 눈길을 두고 있는 일부 호남 출신 및 초선 의원들을 모두 아우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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