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던 司試 꿈, 로스쿨서 펼쳐볼까

  • 입력 2006년 2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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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을 앞두고 20,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로스쿨 바람이 불고 있다.

변리사 법무사 등 법과 관련된 업종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회사원, 의사, 한의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로스쿨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들은 로스쿨 진학을 통해 기존 전공에다 법률 전문성을 더해 커리어 전환의 계기로 삼고 있다. Y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 보건의로 군복무를 대신하고 있는 김모(29) 씨는 “개업해도 예전만큼 수입이 좋지 못한 데다 대학병원 자리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시간 여유가 있는 공중 보건의 근무 틈틈이 토플을 준비하며 복무 기간이 끝나는 2008년 로스쿨에 진학해 의료법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 이모(32) 과장은 “경력을 살려 금융자문 변호사로 일하고 싶다”며 “미국 로스쿨을 생각했지만 비용이나 국내 활동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한국 로스쿨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직원이나 교사들도 로스쿨 열풍에 동참했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송모(32) 씨도 로스쿨 입학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로스쿨에 ‘올인(다걸기)’할 용기는 없어 공기업 직원에게 보장된 3년 휴직 기간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준비를 위해 모인 인터넷 카페 회원들 중에는 특히 여성이 많다. 법조계에 거세게 불고 있는 ‘여풍(女風)’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카페에 가입한 배모(29·여) 씨는 현재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배 씨는 “집안 권유로 교대에 진학해 교사가 됐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어린 시절 꿈꿨던 법조인의 꿈을 이루고 싶어 로스쿨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로스쿨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미국 로스쿨 입학자격시험(LSAT)이나 공직적격성 테스트(PSAT) 등을 기초로 앞으로 도입될 로스쿨 입학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회원들은 또 현재 국회 내 로스쿨 관련법안 추진 상황, 한국과 미국 로스쿨 교과과정 차이 등 로스쿨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토론한다.

한편 로스쿨 관련 법안은 국회에 넘겨져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정부는 이달 내에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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