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작가 처단’ 100억대 현상금

  • 입력 2006년 2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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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메트 만평 파문이 기독교도에 대한 유혈 사태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이슬람 지도자들은 만평을 그린 덴마크 작가들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을 잇달아 내걸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모하메드 야쿠브 장관은 17일 만평 작가를 살해하는 사람에게 5억1000만 루피(약 112억 원)와 자기 몸무게에 해당하는 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성직자들도 마호메트 만평 게재자를 제거하면 100만 달러(약 10억 원)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만평 작가는 모두 12명. 작가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 시위도 격화되고 있다. 18일 나이지리아 북부 중심 도시 마이두구리에서는 마호메트 만평 항의 시위를 벌이던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도들을 공격해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당국이 밝혔다. 시위대는 기독교 교회와 기독교도 소유의 주택과 상점을 공격해 교회 11곳이 불에 타고 주택 17채가 부서졌다.

한 피해자는 “그들은 우리 집에 들어와서 ‘이곳 방언을 할 줄 아느냐’고 물어본 뒤 창문을 부수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내동댕이쳤다”고 전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어린이 3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리비아에선 이탈리아 영사관을 공격하던 시위대에 경찰이 총을 발사해 최소 11명이 숨졌다. 시위대는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칼데롤리 개혁부 장관이 문제의 만평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TV에 출연한 데 격분해 이탈리아 영사관으로 몰려갔다. 이탈리아 정부는 유혈 사태가 발생하자 칼데롤리 장관을 해임했다.

18일에는 파키스탄 동부 지역에서 만평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경찰이 총격을 가해 최소 4명이 부상했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57개 이슬람 국가가 참여하는 이슬람회의기구(OIC)는 공동 전략을 마련키로 했다. OIC는 유럽연합(EU)에 만평 사태의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이슬람교에 대한 비방을 금하는 유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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