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도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은 핀 앞쪽에 떨어져 또르르 구르더니 컵 30cm 지점에 바짝 붙어 멈춰 섰다. 주말 골퍼라면 ‘OK’를 받고도 남을 거리.
버디와 함께 승리를 확정지은 그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19일 하와이 터틀베이리조트 파머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
한국 여자골프의 샛별 김주미(22·하이트)는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문수영(22),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동 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뒤 23번째 대회 만에 처음 맛본 정상 등극. 한국 선수가 하와이에서 열린 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최초다. 우승상금은 15만 달러.
동료 선수의 샴페인 세례를 받고 18번 홀 그린 옆 호수에 뛰어든 김주미는 “꿈을 꾸는 것 같다. 이렇게 빨리 정상에 오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18번홀(파5)에서 벌어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김주미와 문수영은 버디를 잡았고 오초아는 파에 그쳐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로 넘어갔다. 역시 18번 홀에서 치른 경기에서 김주미는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버디를 잡아 2m 버디 퍼팅을 놓친 문수영을 따돌렸다.
아마추어 때인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을 이끈 김주미는 2003년 한국여자프로골프에 뛰어들어 상금, 다승,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을 휩쓴 ‘준비된 챔피언’.
치열이 나빠 만성 두통에 시달렸던 그는 지난해 교정 수술 후 “몰라보게 예뻐졌다”는 얘기를 자주 들으며 더욱 신나게 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1라운드 직전 미국인 캐디가 아내의 출산을 이유로 갑자기 떠났으나 미국에서 자신의 스윙을 지도한 장재식 프로와 새로 호흡을 맞춘 게 전화위복이 됐다. 문수영은 17, 18번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2003년 LPGA투어 데뷔 후 첫 승의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SBS오픈 최종 순위 | |||
순위 | 선수 | 파 | 스코어 |
1* | 김주미 | -10 | 206(70-65-71) |
2 | 문수영 | 206(70-67-69) | |
오초아 | 206(74-65-67) | ||
5 | 프레셀 | -7 | 209(70-69-70) |
8 | 임성아 | -6 | 210(69-66-75) |
13 | 박지은 | -5 | 211(66-74-71) |
이선화 | 211(73-68-70) | ||
김초롱 | 211(72-68-71) | ||
22 | 이지영 | -4 | 212(75-67-70) |
배경은 | 212(67-71-74) | ||
한희원 | 212(72-67-73) | ||
손세희 | 212(71-70-71) | ||
*는 연장 우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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