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국내서 딸까? 해외 나갈까?

  • 입력 2006년 2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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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국내 대기업에서 일하는 임모(32) 씨는 미국의 경영전문대학원(MBA) 진학을 준비하다 서울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이 ‘한국형 MBA’ 설립을 추진하자 고민에 빠졌다. 임 씨는 “국내 MBA는 비용 면에서 경제적일 것 같고 미국 MBA는 국제적 호환성이나 수업의 질이 국내보다 나을 것 같아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올 9월 국내 주요 대학들이 MBA과정 설립 계획을 발표하자 MBA 유학을 준비하던 많은 직장인이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경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국내 MBA 코스가 경제적이며, 각 대학이 명성을 쌓기 위해 취업을 알선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국내 vs 국외=MBA과정 준비생은 우선 국내 대학이냐 국외 대학이냐를 놓고 고민한다.

국내 MBA과정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비용. 국내 MBA과정의 총등록금은 3000만∼48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상위권 MBA과정의 30∼40% 수준이다. 게다가 국내 MBA과정은 45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1년 만에 졸업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MBA는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MBA과정도 영어 강의를 한다지만 미국보다 좋은 영어 환경을 갖추기는 어렵다.

또 미국 MBA과정은 이미 여러 기업의 검증을 받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혹시 초기 프리미엄이라도…=국내 MBA과정은 명성을 쌓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졸업생들을 좋은 기업체로 취업시키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초기 프리미엄(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실제 서울대 경영대의 한 교수는 “첫 졸업생이 어느 회사로 가느냐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에 초기에 교수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측에서 국내 MBA과정 이수자가 한국적 기업 상황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다.

▽우려되는 부작용=3월 초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설립 허가를 받은 대학들은 국외 대학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 대학은 직장인에게 비싼 등록금만 받고 현실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학위증을 남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국의 유명 MBA과정을 마치고도 ‘백수’를 면치 못하는 사람이 넘치는 가운데 국내 MBA과정 이수자까지 양성되면 MBA 학위는 ‘백수면허증’이란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


국내 주요 대학 MBA과정 비교

서울대(9월 개교)KAIST(운영 중)고려대(9월 개교)연세대(9월 개교)서강대(9월 개교)
기간 및 학기1년 5학기(학기당 8주)+해외인턴(8주)2년 4학기1년 3학기1년 6개월(5학기)1년 3학기 또는 2년 4학기
총학비4800만 원3000만 원3000만 원3000만 원3000만 원
프로그램일반 MBA(2008년법학MBA, 바이오MBA, 테크노MBA 등 신설 예정)테크노경영, 금융공학, 경영정보, 텔레콤경영, 환경경영 일반 MBA
금융 MBA
E-MBA
(Executive-MBA)
일반MBA
글로벌MBA
산학협동MBA
금융전공
일반경영전공
인원100명416명(2005년)주간 180명
야간 120명
100명주간 100명
야간 100명
입학 조건4년제 대학 졸업, 경력 3년4년제 대학 졸업4년제 대학 졸업,경력 4∼5년 4년제 대학 졸업,경력 1∼2년4년제 대학 졸업
교수진안상형 교수 외 23명+해외 교수 20여 명 초빙박남규 교수 외 50명장하성 교수 외 64명김준석 교수 외전임교수 20명하영원 교수 외 전임교수 24명
특징―8주 해외인턴
―1년제 인텐시브 코스
―절반이 영어 강의―주간MBA: 1학기 해외연수
―E-MBA: 여름, 겨울 2회 해외 수업 수강
―계절학기 중 외국 대학 및 기업 연수―여름 해외연수
기타한국 및 아시아의 특수한 경영상황을고려한 커리큘럼 도입―2003, 2004년 취업률 100%
―졸업생 연봉 평균 21% 상승 (2004년 졸업생 38명 조사)
―45학점 중 필수 30학점, 선택 15학점
―외국인 교수 15% 섭외
―창의력, 기업윤리 국제감각 배양 목표―경력자 우대
―E-MBA 개설
―미국 와튼스쿨 벤치마킹
자료: 각 대학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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