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종 지역 210% 확정… 재건축 아파트 투자 기상도

  • 입력 2006년 2월 2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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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3종 일반주거지역(12층 초과 아파트 지역) 내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총면적 비율)을 210%로 정한 이후 재건축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최소 230%의 용적률을 기대했던 일부 재건축 아파트 주민은 “이제 재건축은 물 건너갔다”며 인근 중개업소에 매도 상담을 하고 있다.

반면 대치동 국제 청실, 삼성동 홍실, 방배동 경남아파트 등은 이번 서울시 결정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최고 층수 12층 아파트)에서 3종 지역으로 상향 조정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사거나 팔기보다는 3월에 나올 정부의 재건축 종합대책의 방향과 수위를 지켜본 뒤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당분간 약세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최근까지 들썩인 것은 서울시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용적률을 230%까지 상향 조정한다는 소문과 이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

현재 은마아파트 용적률이 197%인 만큼 230%는 돼야 조합원 몫 이외 일반분양 아파트를 지을 수 있고 기존 주민들도 평수를 꽤 늘릴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번 서울시의 결정으로 기존 3종 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분양 전문업체인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아파트 부지 내 땅 일부를 공원 등 공공용지로 내놓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지만 용적률이 210%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최고 10억5000만 원 안팎에서 거래됐던 은마아파트 34평형의 경우 당분간 호가가 8억 원 후반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재건축 시장이 한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는 만큼 연말에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정부가 강남권을 대체할 뾰족한 택지 개발 방안 등을 내놓지 못하면 강남권의 유일한 주택 공급원인 재건축 단지는 서서히 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규 재건축 대상은 개발 기대

한편 은마아파트 등과 달리 새로 재건축이 허용됐거나 2종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편입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개발 호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종에서 3종으로 상향된 대치동 국제아파트 주민 최모 씨는 “아파트 주민들의 걱정이 많았는데 3종으로 바뀜에 따라 재건축 이후 층수를 높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의 결정으로 3종 지역 내 아파트는 층수 제한이 없다.

개포동 시영아파트 등은 새로 재건축 대상으로 지정됐다. 고덕동 시영아파트 인근 K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의 발표 후 하루 만에 호가가 1000만 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투자 목적으로 뒤늦게 기존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옮긴 사람들은 과감하게 이들 신규 재건축 단지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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