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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해외진출 내게 맡기세요”…외국인 3인의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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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해외진출 내게 맡기세요”…외국인 3인의 ‘노하우’

입력 2006-02-20 03:02수정 2009-10-0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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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할인점에 웬 외국인 직원?’ 국내 유통업체에 취직한 외국인 직원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국내 영업에만 머물던 유통업체들이 해외로 뻗어나가기 위해 채용한 외국인들이다. 이들은 현지 사정에 정통할 뿐 아니라 나름대로 판매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들이다.》

○ ‘중국은 이 손안에 있소이다!’

“‘작대기!’ 보고서에 맞춤법이 틀렸잖아!”

LG생활건강 해외영업팀 자이서우신(翟守信·35) 과장의 대리 시절 별명은 ‘작대기’였다. 특이한 성(姓) 때문이다. 한자음은 ‘적(翟)’이지만 1940년대 ‘중국 공산당’을 피해 한국에 온 아버지가 “중국식 발음은 ‘자이’니까 ‘작’으로 하자”고 해 ‘작씨 가문’이 탄생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한국 거주 화교다.

1995년 입사한 그는 LG생활건강의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도왔고, 최근 5년 동안 중국 주요 백화점 바이어들을 상대로 LG화장품을 팔았다.

화장품 판매를 위해 남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행세도 해봤다. 한 달 동안 사무실 여직원에게 화장술을 배우고, 머리카락도 갈색으로 부분 염색했다. 화장해 주는 남자를 본 적이 거의 없는 중국인들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변신한 그를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요즘은 홍콩 대만에 고급 브랜드인 ‘오휘’의 백화점 유통망을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내일 그 일로 홍콩에 가는데 ‘일이 잘 풀리게’ 성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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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상(華商)의 노하우를 담아’

CJ홈쇼핑 생활용품 바이어 류창런(劉常仁·31) 대리는 한국거주 화교.

그가 발굴한 탈모예방 샴푸 ‘댕기머리’는 지난달 설 특집방송에서 1시간 반 만에 1만3000세트, 8억 원어치가 팔리는 히트상품이 됐다. 모발관리 제품 분야에서 경쟁사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게 무엇보다도 기뻤다고 한다.

류 대리는 이름(상인)처럼 ‘장사 수완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2002년 입사 후 2년 동안 중국에 있으면서 시장조사와 현지법인 설립에 매달렸어요. 영업과는 거리가 멀었죠. 이후 유통전문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 본사 근무를 자원했어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머니는 류 대리에게 “(너는 요리기술 배우지 말고) 사무직 사원이 돼 국위를 선양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요리도 가르치지 않았다.

“어머니의 소원대로 한국에서 전문 바이어로 이름을 날리고 싶어요.”

○ ‘한국 생선은 내가 책임진다’

28년 동안 일본 대형 슈퍼마켓에서 수산물을 팔아온 히구치 유키하루(통口幸治·49) 씨는 2000년부터 신세계 이마트의 수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수산물 판매 컨설팅을 위해 한국에 왔으나, 그가 일하는 모습에 매료된 이마트 측이 ‘아예 수산 분야를 맡아 달라’고 해 2003년 정식 직원이 됐다.

“한국에 올 때마다 ‘왜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데도 한국인은 생선보다 고기를 더 좋아할까’ 하고 의아해했어요. 한국에서 생선을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이뤄진 셈이죠.”

그는 이마트에서 ‘칼잡이’로 통한다. 생선 하나를 잘라도 조리용 구이용 찌개용 튀김용 등 용도에 맞게 다듬어 준다. 이마트가 생선을 포장한 상태로 팔기 시작한 것도 청결을 목숨처럼 여기는 그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생선 말고는 아는 게 없어요. 그런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음식을 파는 사람은 요리할 줄도 알아야 해요. 손님이 ‘연어’를 물으면 최소 10여 가지 요리법이 술술 나와야 해요.”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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