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덮친 ‘죽음의 연탄가스’…피해자 절반은 조선족인 듯

  • 입력 2006년 2월 1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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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에서 수백 명의 주민이 연탄(석탄)가스에 집단 중독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13일부터 4일간 옌볜 자치주에서 291명의 주민이 잇달아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15명이 숨지고 32명이 입원 치료 중이라고 17일 중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32명 가운데 8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옌지(延吉), 룽징(龍井), 투먼(圖們), 왕칭(汪淸), 안투(安圖), 허룽(和龍) 등으로 중국에서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조선족이다.

집단 중독사고는 13일 저녁 무렵부터 16일 오후까지 계속됐으나 이날 저녁 날씨가 맑아지면서 일단 잠잠해진 상태다.

13일 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쓰러졌다 치료를 받고 귀가한 루(鹿)모 씨는 “며느리가 방안에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다고 해 부축하고 나오다 10분도 안돼 나도 쓰러졌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연탄가스 중독 사고는 매년 발생했지만 이처럼 대형사고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옌볜 주 정부와 기상국은 “13일 밤부터 기압이 낮은 상태에서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 230m에 이르는 두꺼운 기온역전층이 생겼다. 이 때문에 난방가스인 일산화탄소가 하늘로 올라가 분산되지 못하고 바닥에 깔리면서 집단중독 사태가 벌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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