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바뀔 때마다 소개를 하고 “아유 레디(Are you ready·준비됐습니까)? 스리 투 원…” 하며 출발 카운트다운을 하고 경기 실황을 생중계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 톤은 나이트클럽의 DJ를 연상시킬 정도. 17일 프라겔라토플란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5km 클래식 경기도 장내 상황은 마찬가지.
설원과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이나 축구 야구 등의 스포츠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에서 열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 하지만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각 경기장에 가 보면 이런 생각이 완전히 바뀐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쉬는 시간에 치어리더가 등장해 깜짝 공연을 펼쳤다(사진). 게다가 스피드스케이팅에 열정적인 유럽 관중은 축구 경기장에서나 볼 수 있는 ‘파도타기’ 응원까지 벌였다.
젊은이들의 ‘익스트림 스포츠’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스노보드 경기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힙합 음악에 관중은 숫제 몸을 흔들며 춤까지 춘다.
여자 모굴스키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윤채린(16·휘경여중)은 “음악과 관중의 환호성이 들리지 않는 경기를 상상할 수 없다. 몸에 리듬감을 주기 때문에 음악과 응원 소리가 있어야 훨씬 경기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토리노=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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