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통일 “북이 남북정상회담 시기 결정”

  • 입력 2006년 2월 17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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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통일장관자료사진 동아일보
이종석통일장관
자료사진 동아일보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17일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정상회담에 대해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고 말씀했다. 이왕이면 의미 있는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며 "정동영 장관이 지난해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긍정적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정부의 종래 설명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 장관은 이어 "그러나 문제는 시기"라며 "시기가 나오지 않는 이상 그건 북한이 여전히 여러 가지 상황 판단을 해서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시기에 대해, 저쪽(북한)에서 어떤 얘기가 없어서, 지금 사실은 언제 북한이 정상회담에 응할 것이라든가 이런건 저희가 판단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날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장관은 연내 개최설이 최근 나오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참여정부가 2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한번 더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시기에 대한 문제들 판단이 나왔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장소 문제에 대해선 "이미 대통령께서 오래 전부터 장소는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하면서 평양에 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상대방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렸지만 그 점에 대해서도 북측에서 저희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평양에 갈 수도 있으나 김 위원장의 답방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정상회담을 선거카드 등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정부가 통일 외교안보 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본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 지금 정상회담에 대해 일체 말씀드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현재 국민들께 말씀드릴 사안이 없는데다 북쪽에서 어떤 움직임이 없는데 말씀 드린다는 건 국민들께 기대감만 높이는 것으로 실제 사실과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 6월 김 위원장이 긍정 검토를 한다고 그랬는데 아직까지 오지 않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남북관계는 호흡이 길다"며 "정치권에서 여러 가지 말을 하는 것은 정확하게 정부나 통일부의 입장(을 짚은 것)이 아니다. (정부의 입장은) 북한의 판단이 안 오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는 것이고 어떤 경우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4월말 방북 계획에 대해서는 "북쪽에서 답이 온다면 기술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시기를 늦추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명하신 어른이므로 여러 여론이나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희(정부)가 말씀을 드릴 그럴 입장이 아니며 시기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시기나 정상회담 시기를 북쪽에서 결정할 경우 북쪽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북측이 입장을 전달해와야지 조율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런 거지 지금 당장 북쪽에 끌려 다닌다고 말한다면 그건 오해"라고 부인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남측 입장을 북측에 사후에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북측은 공개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장관은 또 전략적 유연성 협상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단편적인 부분만 부각된 것이며 이에 대한 한미 간 합의가 "정치적 합의이기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남북경협에 대한 미국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데 대해서는 "북한의 경제 개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을 설득했고 미국도 경협이 북한을 개방과 발전으로 이끌고 있느냐는 질문을 해오고 있다"고 전한 뒤 대미 설득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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