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동으로 인재육성 ‘주문 맞춤형 교육’ 확산

  • 입력 2006년 2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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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기업과 대학의 산학 협력으로 직접 육성하는 ‘주문 맞춤형 교육제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문 맞춤형 교육제도는 대학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의 석박사 과정 또는 전공과목을 개설하고 기업은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 이 제도를 이수하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또는 해당 기업의 입사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전자 LG전자 LG화학 등이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공동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는 데 이어 제일모직도 KAIST와 손을 잡았다, 》

○ 기업과 대학의 ‘시너지 효과’

제일모직은 16일 KAIST와 ‘고분자 정보·전자소재 맞춤형 석박사 과정’ 개설 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석박사 과정 34명에게 등록금과 연구보조금 등으로 앞으로 매년 6억 원을 지원키로 한 것.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맞춤형 인재 육성을 통해 첨단소재 분야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산학 협력이 이공계 출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는 기업들과 주문 맞춤형 교육제도를 가장 활발히 운영하는 학교로 꼽힌다.

지난해 3월부터 하이닉스반도체와 ‘반도체 공학 프로그램 석박사 제도’, 데이콤 하나로텔레콤 KTF LG전자와 ‘정보통신 프로그램 석박사 제도’, 삼성전자 LG전자와는 ‘소프트웨어 전문가 석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들 프로그램에는 75명의 석사과정과 14명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학업 중이다.

또 다음 달부터는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반도체 교육프로그램 석사 제도’를 운영키로 하고 25명의 학생을 선발한 상태다.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전남대 공과대학원 등에도 산학 협동 형태의 주문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2004년 9월부터 LG전자와 함께 ‘주문형 석사 제도’를 운영하는 고려대는 올 7월 10여 명의 ‘준비된 기업 인재’를 처음으로 배출한다.

○ 국내 이공계 인력 양성소

주문 맞춤형 교육제도는 대학의 이공계 전공 학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 이공계 인재 양성의 순기능을 담당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부터 성균관대에 개설하는 주문 맞춤형 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경우 고급 반도체 기술 인력을 담당한다는 취지로 대학 쪽 정보통신공학부 교수진 외에 삼성전자 박사급 연구원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100명 정원에 대해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 주며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입사도 자동적으로 보장하는 ‘파격적 대우’다.

또 LG화학이 ‘실무형’ 교육을 지향해 다음 달부터 KAIST와 함께 운영할 ‘고분자 정보·전자소재 맞춤형 석박사 과정’의 커리큘럼은 ‘디스플레이 재료’와 ‘연료전지 공정’ 등의 이론 과목 외에도 2개월 동안의 LG화학 인턴십을 포함하고 있다.

박재욱 KAIST 홍보팀장은 “기업들이 학교 측에 주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개설을 제안해 오는 추세”라며 “대학은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고 기업은 우수한 연구 인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제도는 더욱 확대 시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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