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결혼식은 실화아닌 연극"

  • 입력 2006년 2월 16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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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밝혀진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 장면들.[연합]
연극으로 밝혀진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 장면들.[연합]
지하철 전동차안에서 '고아 커플 결혼식'으로 누리꾼들을 감동시킨 동영상은 실화가 아닌 대학교 연극영화과 동아리 학생들의 창작 상황극이었다고 쿠키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연극은 H대학교 연극동아리 학생 7명이 만든 것으로 제목은 '결혼식'인 게릴라식 실험극이었다. 평소 감동적인 연극을 준비했던 학생들은 2개월간의 연습 끝에 극장이 아닌 지하철을 공연장소로 정하고, 3차례 상황극을 공연했다. 화제가 된 이 연극은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을 지나는 전동차 안에서 벌인 것.

연출을 맡은 H대 연극영화과 4학년 신 모(26)씨는 "각박한 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기 위해 상황극을 꾸몄다"며 신씨는 "비록 연기이지만 공연 도중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고 커튼콜을 받았을 때보다 더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감동을 받으신 분들에게 연극이라고 말하는 게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본의 아니게 속인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연극에 나오는 신랑 신부는 이 동아리 회원인 이 모(21)씨와 도 모(24·여)씨이고 이들도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사실인 것처럼 화제가 되자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신씨가 전했다.

공연시간이 1분인 이 연극은 신랑이 자신을 고아라고 밝히고, 결혼비용이 없어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신랑이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주고 신부가 눈물을 흘리자 졸지에 하객이 된 전동차 승객들이 박수로 결혼을 축하했다.

한 시민이 이 장면을 카메라폰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자, 누리꾼들이 이곳저곳으로 옮기면서 '아름다운 지하철 결혼식'이라며 화제가 됐다. 누리꾼 일부는 실제상황인 줄 알고 "돈을 모아 신혼여행을 보내주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이를 소재로 논평까지 내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디지털뉴스팀>

▶ 도깨비 뉴스 기사보기 :‘지하철 결혼식’은 사상최대의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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