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서대구공단부지 용도 갈등…市, 공단용지 유지키로

  • 입력 2006년 2월 15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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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서대구공단 부지를 공업용지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하자 인근 주민과 입주업체가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서구 이현동 일대 서대구공단의 공장용지 51만평을 공업용지로 유지하는 ‘2020년 대구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도시기본계획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2016년까지 서대구공단의 공장용 부지를 주거지로 개발하기로 했던 ‘2016년 대구시도시기본계획’은 폐기된다.

시가 1997년에 마련한 ‘2016년 대구시도시기본계획’은 일반 공업용지로 지정된 서대구공단 73만 1000평 중 공공시설 부지를 제외한 공장 터 51만3000평을 주거지로 개발하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인근 주민들은 “공단에서 나오는 소음과 매연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등 수 십년간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왔다”며 “시가 마련했던 계획대로 공단이 주거지로 개발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공단에서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윤모(64) 씨는 “1997년 이후 많은 업체가 부도로 문을 닫으면서 공장 가동률이 40%에 불과하다”며 “부지의 평당 가격(250만 원)과 임대료(평당 15000 원)가 다른 공단보다 높아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업체들은 공단이 제 기능을 못하는 만큼 시가 당초 마련한 도시기본계획안대로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대구공단 525개 입주업체의 모임인 (사)서대구산업단지협회는 최근 서구지역 10여 곳에 공단 부지를 주거지로 전환하도록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협회 관계자는 “공단부지를 주거용지로 전환하기 위해 입주업체와 주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1997년 마련한 도시기본계획안은 달성군 위천국가공단에 서대구공단을 옮긴 뒤 공단을 주거지로 개발하는 구상을 담았다”며 “위천국가공단 조성이 무산된 이후 대체 공단 확보가 어려워 공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달 중 시의회 의견 청취와 대구시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늦어도 9월까지 ‘2020년 대구도시기본계획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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